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모(6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전씨가 전날 오후 6시40분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전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 형식의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행정기획국장·수정구청장 등을 거쳐 행정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취임한 이후 첫 비서실장으로 임명됐고, 이후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사장 직무대행 역할을 했다.
전씨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일각에선 검찰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수사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쌍방울 관계자 등으로부터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모친상에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비서실장이던 전씨가 조문을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전씨로부터 쌍방울과 북한 측의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하며, 대북 사업의 모범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과정에서 이 대표가 개입됐는지 규명할 키맨으로 지목됐다.
1월 31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그룹 전 비서실장 엄모씨 역시 "2019년 5월 김성태 회장 모친 장례에 전씨가 조문을 온 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냐"는 질문에 "(전씨의) 명함과 휴대폰 번호를 봐서 안다. 10분 정도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전씨 측근은 "전씨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씨가 검찰 수사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씨 유족 역시 "(전씨가) 지난해 11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은 전씨의 극단적 선택에 "황망한 사망에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겠느냐"며 "검찰이 무고한 사람을 온갖 수사에 불러놓고 결국 죽이게 만들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전씨를 조사한 적도 없고, 소환통보를 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