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강제동원 해법) 뉴스 때문에 '강제동원'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관심이 별로 없다. 이 문제 성격을 생각했을 때 약간 희한한 일이다. 전쟁과 식민지 지배 시기에 여러 가지 일 중 하나, 그런 것도 있었겠지 정도의 인식이 아닌가 싶다."
20년 넘게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 요시카타 베키 서울대 언어능력측정센터 선임연구원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시각을 묻는 질문에 "이번에는 뭔가 의미가 있는 결정이 나오는 건가 그런 정도"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무관심한 이유를 역사 교육에서 찾았다. 그는 "2019년 일본서 도쿄대 학생에게 '왜 한일 간 역사 문제로 대립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며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때 역사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라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근현대사를 세계사와 통합해 필수과목으로 바꿨는데, 어쨌든 그전까지는 역사를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는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또 근현대사 부분이 굉장히 얇고 뒤로 갈수록 시간이 모자라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로 동원됐다'고 기술된 교과서도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젊은 사람들한테 인식이 됐는지는 굉장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가 생길 때마다 한국에 대한 일본 내 인식이 나빠지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젊은 사람들은 갈수록 영향을 안 받는다"고 했다.
'전범기업이라고 표현하는 미쓰비시 등의 기업에 대한 일본 내 인식은 어떻냐'라는 진행자 물음에 그는 "그런 인식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제가 어렸을 때는 교사들이 좌파적인 경향이 있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교사들이 좀 있었다"며 "어쨌든 일본은 연합군 미국의 결정으로 인해 재벌이 다 해체됐고, 그다음에 새로 탄생된 기업이라고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의 사과와 배상 요구도 "아무런 상관없는 대상을 전범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이상한 주장이라 생각한다"는 얘기다.
또 아사히신문의 오보 소동도 일본인의 무관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아사히신문은 태평양전쟁 당시 동원부장을 맡았던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을 토대로 "제주도에서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동원했다"는 내용을 1980, 90년대 보도했었지만, 2014년 "요시다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판단돼 당시 기사를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요시카타는 "그때부터 언론이 굉장히 위축되기 시작했다"며 "국익에 반하는, 즉 한국 입장을 대변하는 보도를 삼가는 분위기가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