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못 구해요"...제조·운송·음식점 등 6대 업종 콕 찍어 빈 일자리 채운다

입력
2023.03.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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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심각한 구인난에 빠진 제조(조선업·뿌리산업), 물류·운송, 보건·복지(노인돌봄), 음식점업, 농업, 해외건설 6대 업종의 빈 일자리 채우기에 나선다. 열악한 처우·노동환경으로 인한 기피 업종들인 만큼 정부가 근속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환경 개선 사업, 일자리 매칭 사업 등을 지원해 구직자들의 눈높이와 맞추는 것이 골자다.

"사람 없다"는 기업과 "일할 곳 없다"는 노동자... 미스매치 심각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빈 일자리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빈 일자리를 신속하게 메워 고용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구인난이 심각한 6대 업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자리 미스매치(수급 불일치)는 심각한 상황이다. 사업체의 적극적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8만5,000명(미충원율 15.4%)에 달한다. 예년(9만 명 안팎)의 두 배 수준이다. 2021년부터 집계 대상이 5인 이상 사업체에서 1인 이상으로 바뀌어 규모가 불어난 측면도 있지만, 2021년 3분기(13만5,000명·미충원율 12%)와 비교해도 5만 명(미충원율 3.4%포인트)이나 급증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인력이동, 비대면 일자리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신규 유입도 끊겨 아무도 찾지 않는 일자리가 양산된 것이다.

6대 업종, 부처별 맞춤형 지원으로 어긋난 눈높이 맞춘다

정부는 부처별로 6대 업종을 지원해 일자리 질을 높여 사용자와 노동자의 어긋난 눈높이를 맞추고, 산업의 활력까지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제조업), 국토교통부(물류·운송, 해외건설), 보건복지부(보건·복지), 농림축산식품부(음식점업, 농업)가 참여해 업종별로 근로여건 개선, 노동자 훈련·교육 지원, 취업지원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미충원 사유가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의 불일치(28.1%)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 미비(17.3%) 등인 점이 고려됐다.

조선업은 원·하청 격차 완화를 골자로 한 '조선업 상생 패키지' 사업을 실시한다. 원활한 외국인력 공급을 위해 2년 한시로 조선업 전용 외국인력 쿼터를 신설한다. 열악한 근무환경·처우 때문에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뿌리산업(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은 5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2, 3년 근속한 청년 근로자에게 1,200만~1,800만 원을 지원한다.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스마트 공장을 지원하고, 산업 고도화를 위한 '뿌리산업 첨단화 전략'을 상반기 중 마련한다.

운송 분야에선 택시기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플랫폼 기반 택시에 한해 자격 취득 이전에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중형택시의 대형승합·고급택시 전환을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기로 했다. 물류 분야는 자동화 설비 구축 지원을 확대하고, 상하차업무에 이어 분류 업무에도 방문동포(H-2 비자) 취업 허용을 검토한다.

음식점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매칭 채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외동포(F-4 비자)도 주방보조원, 음식서비스 종사원 등의 취업 허용을 추진한다. 또 외국인 유학생(D-2 비자)의 시간제 취업 허용시간을 연장(현행 주중 20~30시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올해 단순외국인력(E-9 비자) 쿼터를 11만 명으로 확대하고, 연내에 숙련기능인력(E-7-4) 쿼터를 5,000명 이상으로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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