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코미디언들부터 방송인까지 다양한 스타들이 부캐릭터로 제2의 자아를 선보였다. 카페 사장 최준부터 산악회 이택조 등 현실에 익숙한 인물들이 컨셉츄얼하게 완성됐고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서준맘' 박세미가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각종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회자된 서준맘은 너무나 익숙하고 또 친근한 부캐릭터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SNS를 통해 밈이 된 '서준맘'은 신도시에 살고 있는 30대 기혼 여성의 대표적인 특성을 따서 만들어진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서준을 키우는 육아 과정부터 여가 시간, 또 남편과의 하루, SNS 활동까지 공개한 서준맘은 자연스럽게 10대부터 30대까지 꽉 잡았다. 동네 알짜배기 정보를 수집해 친한 언니들에게 공유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미워할 수 없는 푼수 매력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서준맘의 인기 비결은 친숙함이다. 코미디언 본체의 입담을 톡톡히 드러내는 서준맘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최근 인기와 동시에 갑론을박을 이끌어낸 일본 화류계 출신 다나카(김경욱)와 비교한다면 차별점은 확실하다. 다나카의 경우 화류계에 몸을 담고 있는, 즉 호스트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설정이다. 한국인이 일본인을 따라하면서 어눌한 발음으로 직설적인 발언을 내뱉는 것이 웃음 포인트지만 왜색 문화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서준맘은 주변에서 있을 법한 친근한 이미지로 승부를 봤다.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서준맘의 인기 비결 관련 "서준맘 캐릭터는 맘충이라거나 노키즈존 관련 문제를 논하지 않는다. 그저 '동네에 실제로 있었던 것 같은 오지랖 넓은 착한 언니'"라면서 "서준맘 캐릭터는 신도시에 사는 특정 세대를 희화화한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유튜브 소비 패턴과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사실 면밀히 들여다보면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기도 하지만 본체의 역량으로 밉지 않게끔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과몰입의 힘이다. 있을 법한 인물을 만들면서 공감대를 자아냈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서준맘은 현 2030대에게 짠한 마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린 시절 엄마와 하루종일 붙어 있던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서준맘이 아들 서준을 놓쳐 잃어버린 에피소드는 웃음보다는 뭉클함이 더 크다. 가상임을 잠시 잊고 누군가의 엄마, 또는 나의 엄마를 떠오르게끔 만드는 것이다.
현실 그 이상의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서준맘은 신도시맘 캐릭터를 단순 유머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닌 엄마들의 외로움과 고충이 담긴 일화를 고루 다루며 차별화를 꾀했다. 쌍방향적 과몰입은 인물에 대한 애정으로 직결된다. 신흥 대세로 떠오른 서준맘은 특유의 설정을 살려 최근 웹 예능, 방송 매체 등으로 진출하는 중이다. 서준맘은 딩고가 제작하는 웹 예능 '서준맘의 기절요리', MBC '세치혀' 등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