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이 발표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한국 경영계에선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경련을 비롯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개 단체는 6일 공동성명을 내고 "양국관계 개선의 최대 현안이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이번 해법은 대법원 판결, 국제법, 한일관계 등 여러 여건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한일 간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북핵 대응 등 동북아시아 안보 공조와 이를 위한 한미일 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경제단체들은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준 양국 정부에 감사하며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깊은 상처와 아픔에 공감한다"며 "이번 합의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계는 이번 결정으로 당장 40억 원으로 추정되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액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자발적 참여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재원을 낼 기업으로 과거 청구권협정 수혜를 받은 포스코와 한국도로공사, KT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포스코는 전신인 옛 포항종합제철이 일본 경협자금 5억 달러 중 1억1,948만 달러를 받았고, 2012년 1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현재 60억 원을 출연한 상태다. 포스코 측은 "요청을 받으면 공식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도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공동으로 미래청년기금(가칭)을 조성해야 하는 과제를 사실상 맡았다. 미래 지향적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일본 측 피고기업의 판결금 변제 대신 제시된 해법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1983년부터 해마다 게이단렌과 한일 재계회의를 열며 친분을 쌓아온 만큼, 이번 기금 관련 사안뿐 아니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경련은 지난달 친정권 인사로 꼽히는 김병준 회장 권한대행 체제로 수장을 교체하며 위상회복에 나선 상태여서, 이번 양국 교류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 사활을 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경련 측은 이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기금을 공동 조성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그간 게이단렌과 함께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 간 합의를 계기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 방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경련은 특히 "기금에 관한 논의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제로(0)베이스에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