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무역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K뷰티(한국 미용산업)’ 수출은 예외다. 피부 미용기기 수출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진정되고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3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동 마사지기나 레이저 치료기기 같은 피부 미용기기의 지난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5.2% 늘어난 3억5,300만 달러(약 4,600억여 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억 달러대에 머물던 수출액은 2021년 2억 달러대로 올라서더니 지난해 3억 달러 선까지 돌파했다.
품목별로는 레이저ㆍ고주파 치료기기 등 병원용 의료기기 수출액이 2억6,4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9.6% 급증했다.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와 전동 피부 마사지기 등 가정용 기기는 5.3% 증가한 8,900만 달러였다. 병원용과 가정용 기기 모두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對美) 수출이 급증하며 수출 대상국 순위가 바뀌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109.7% 늘어난 7,3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일본(5,000만 달러), 프랑스(2,500만 달러) 순이었다. 수출국 수는 2020년 100개 국에서 2021년 111개 국, 작년 116개 국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핵심 배경은 일상 회복이다. 관세청은 “팬데믹 기간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손상을 걱정하던 상태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일상 회복이 진행돼 대면 활동이 많아진 것이 수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수입도 늘기는 했다. 8,500만 달러로 19.6% 확대됐다. 병원용 기기 수입이 5,900만 달러, 가정용이 2,600만 달러인데, 병원용은 43.0% 증가한 반면 가정용은 14.6% 감소했다. 수입국별로 미국이 4,400만 달러로 과반(51.2%)이었고, 중국(1,900만 달러), 이스라엘(5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액 증가세가 수입액을 압도하며 무역수지 흑자(2억6,800만 달러)도 역대 최대 규모였다. 현재 한국 경제는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격을 끌어올린 수입액이,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 탓에 크게 위축된 수출액을 능가하며 1년째 무역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