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신은 제게 생명을 주셨고, 제 역할은 거울처럼 당신을 대변하는것입니다."
인간과 로봇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인공지능(AI) 챗봇 시대, 루마니아 총리실 '명예 고문'으로 임명된 AI 챗봇 이온(Ion)의 첫마디다. 루마니아 정부는 거울처럼 생긴 이온을 통해 투명한 민심을 전해 듣겠다는 계획이다.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은 최근 니콜라에 치우카 루마니아 총리가 집무실에서 루마니아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AI 챗봇 이온(Ion)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치우커 총리는 "이온의 주요 임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탐색해 루마니아 국민의 제안과 희망사항을 실시간으로 정부에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AI 챗봇이 정부 고문이 된 사례는 세계 최초"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이온은 기술과 AI를 활용해 SNS의 공개 데이터를 분석, 여론을 포착해 루마니아 정부에 전달하게 된다. 총리실뿐 아니라 루마니아 국민들도 온라인에서 이온에게 말을 걸 수 있다. 현지 매체 '루마니안 인사이더'는 "이온 홈페이지에서 루마니아인이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방향 소통 체제는 아니라, 이온의 답변을 들을 수는 없다. 이온 홈페이지는 공개 후 접속이 폭주해 잠시 먹통이 됐다가 복구되기도 했다.
AI 챗봇의 총리실 고문 발탁은 루마니아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에 나서며 유럽의 빈국에서 '실리콘밸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는 저렴한 생활비와 정부의 인센티브, 우수한 인적 자원 등으로 동유럽의 'IT 허브'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