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기간 동안 잇단 철도 사고로 구설에 올랐던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불명예 퇴진을 앞두게 됐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건의한 나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고 윤 대통령 재가를 거치면 나 사장 해임은 최종 확정된다.
국토부는 나 사장이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11월 임기 3년의 코레일 수장에 오른 이후 안전사고가 늘어난 점을 문제 삼았다. 2020년 49건, 2021년 48건으로 감소세였던 철도 안전사고는 나 사장 재임 때인 2022년 66건으로 다시 늘었다.
대형 사고인 고속철도 탈선 사고 역시 2022년 2건(KTX 1건·SRT 1건) 터졌다. 고속철도 탈선 사고가 KTX 도입 시점인 2004년부터 2021년까지 3건이었던 점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연이어 발생한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도 나 사장의 입지를 좁혔다. 국토부는 이런 이유로 지난달 코레일에 역대 최대 과징금인 18억 원을 부과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장 해임을 추진하는 건 김우찬 전 마사회장을 해임한 2021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김 전 회장은 측근을 마사회에 채용하려다 이를 말리던 직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나 사장이 윤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최창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해임 통보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이겨 업무에 돌아오기도 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나 사장 해임을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의 퇴진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해임 명분이 충분했던 나 사장과 달리 다른 공공기관장 해임을 추진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반론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