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폼을 간결하게 수정한 이정후(25ㆍ키움)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의 리드오프로 나설지 주목된다.
2023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는 최근 MLB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간결하게 타격하는 자세로 살짝 바꿨다.
이정후는 새 타격폼으로 대표팀 연습경기를 소화 중인데 지난 17일 NC전에선 2타수 무안타였지만 20일 KIA전(3타수 1안타), 24일 KT전(3타수 2안타), 25일 KT전(2타수 1안타 1볼넷) 등 4경기 10타수 4안타로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정후 역시 최근 투손 전지훈련에서 “타격폼을 다시 예전처럼 바꿀 계획은 없다. 좋은 타격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정후의 새 타격폼은 WBC에서 공식 무대 첫 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이 본선 1라운드에서 만나는 일본엔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등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또 8강 상대로 꼽히는 쿠바, 네덜란드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흔하다.
이정후의 타순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 25일 “상대 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다른 타순을 쓰겠다”면서 ‘플래툰 시스템’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상대 투수가 왼손이라면 최정(SSG)과 박병호(KT) 두 우타 거포가 중심 타순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완이라면 나성범(KIA), 강백호(KT) 두 좌타 슬러거와 교타자 김현수(LG)가 중용될 확률이 높다.
주목할 부분은 좌타자 이정후만큼은 대표팀 소집 후 4번의 연습경기에서 줄곧 1번 타순에 배치되며 ‘공격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감독 역시 “이정후가 1번을 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인 2017년(416타석)과 2018년(444타수) 1번 타자로 주로 나섰지만 이후론 주로 3번 타순으로 나섰다. 지난해에도 정규시즌에서 3번(553타수 중 550번)에 가장 많이 섰다. 1번 타순에는 한 번도 서지 않았고 2021시즌에도 1번에 나선 적은 없다.
한편 WBC 첫 경기인 호주전(3월 9일 정오)까지 꼭 열흘을 남겨 놓은 대표팀은 27일 LG와의 5번째 평가전을 끝으로 28일 현지를 출발해 3월 1일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차 적응 및 회복 훈련을 하고, 3일에는 SSG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그리고 4일 일본 오사카로 출정한다. 5일 일본 오릭스의 2군 구장에서 조직력을 가다듬은 뒤 3월 6∼7일 오사카 돔에서 공식 평가전(오릭스전, 한신전)을 치르며 마지막 전력을 점검한다. 이후 도쿄에 입성해 8일 도쿄돔 공식 훈련 뒤 9일 호주와 일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