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에 대한 관심 높아지는 2023 출판계

입력
2023.02.23 09:23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을 시작으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 경제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매체를 불문하고 끊이지 않는다. 신문, 방송, 유튜브뿐만 아니라 출판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트렌드가 지속되며 경제 분야 도서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데, 국내외 경제 상황을 분석·전망하는 책부터 경제 이론과 경제사를 심도 있게 다룬 서적이 올해 눈에 띈다.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애널리스트의 《K 배터리 레볼루션》, IMF를 예견한 최용식 경제학자의 《경제파국으로 치닫는 금융위기》,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의 《BIG WAVE 거대한 변화》가 대표적이다. 번역서로는 영국의 금융사 전문가인 에드워드 챈슬러의 《금리의 역습》과 S&P글로벌의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의 《배터리 전쟁》을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올 2월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뉴욕대 경제학과)의 신작이 출간되기도 했다. 2008년 당시의 상황을 다룬 전작 《위기 경제학》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신간 《초거대 위협》에서는 제목대로 오늘날 전 세계에 드리운 ‘거대한 위협’ 10가지를 해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한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10가지 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경제 현안에 대한 탁월한 논평가로 국제 포럼의 단골 연사로 꼽히는 그의 명성답게 《초거대 위협》은 출간되자마자 온라인·오프라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루비니 교수가 꼽은 10가지 위험은 오랜 시간 쌓여온 부채,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챗GPT 열풍에서 나타나듯 현실로 다가온 AI의 위협, 극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 특이점에 이른 기후 위기 등이다. 개별 문제 그 자체로도 해결이 쉽지 않는데, 각각의 사안은 서로 연관성이 있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가 보기에,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이자 이 책을 쓴 이유다.

이 책은 미국 현지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의 김영익 교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등을 쓴 오건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부장이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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