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타운홀 미팅에서 조용민 대표가 파격 제안을 했다. 자신이 보유한 200억 원 규모의 머스트잇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고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기로 한 것.
최근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긴축 경영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경기침체로 국내 명품 수요까지 줄고 있는 상황이라 조 대표의 결정은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21일 무상 증여의 이유를 두고 "회사의 성장과 결실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동기 부여 수단으로 이번 보상 체제를 마련했다"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행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주식 배정은 3월 말 현재 재직 중인 임직원 모두에게 일정 규모로 1차 배정된다. 이후에는 분기별 조직문화 평가를 통해 좋은 점수를 얻은 자에게 연간 최대 8억 원어치 주식을 줄 예정이다. 조직문화 평가는 △본질 △고객 △오너십 △소통 등 7개 항목을 두고 동료끼리 상호 평가로 이뤄진다.
이 같은 결정은 가품 논란과 대기업의 진출 등으로 명품 플랫폼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와중에 임직원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침체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머스트잇은 2011년 설립 이후 업계 유일하게 9년 연속 흑자를 내왔으나 2021년 영업손실 10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올해부터 판매자 수수료율을 8%에서 11%로 올리는 등 실적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광고비를 지나치게 많이 쓰거나 할인 쿠폰을 뿌리는 등 요행에 의존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람과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 대표의 신념이 반영됐다. 조 대표는 앞서 지난해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머스트잇의 성장에 가장 원칙으로 하는 것은 정직"이라며 "내부 관리 체계와 각종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는 등 내실 있는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