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간편결제 1위 삼성페이와 온라인 간편결제 1위 네이버페이가 손을 잡았다. 올 상반기 중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국내 55만 개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반 카드 단말기로도 네이버페이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다음 달 상륙하는 애플의 간편결제 애플페이에 맞서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20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무엇보다 삼성페이를 쓸 수 있는 전국 모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도 사용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는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큐알(QR) 코드를 스캔해야 결제가 됐다. 이번 협약으로 삼성페이가 가진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 방식도 활용한다. 별도 근거리무선통신(NFC) 기기 없이도 전국 300만 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이용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삼성페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결제 할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 수는 55만이 넘는다. 거래 금액만 연간 30조 원에 달한다.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은 외부 온라인 쇼핑몰 중 네이버 회원 정보를 통해 주문이 진행된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는 결제 시장에서 각자가 지닌 약점을 보완하게 됐다. 양사는 협력 사항을 올 상반기 안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일부에선 두 회사가 다음 달 출시하는 애플페이에 맞서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지난 8일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갤럭시 이용자 중 일부는 아이폰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대학생활 정보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 개발사 비누랩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갤럭시 사용자 중 아이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Z세대(1990년 중반 이후 출생) 응답자 비율은 36%였다.
네이버 역시 비대면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에서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결제처를 늘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시장 점유율 80% 수준을 유지하며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애플페이까지 나오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경쟁의 열기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애플페이가 예상 밖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에서만 쓸 수 있는데 국내에서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가 안 된다. 단말기 비용 역시 20만 원대로 비싼 편이다. 게다가 애플은 카드사에 소비자 사용 금액의 0.1~0.15%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까지 현대카드 말고는 손잡겠다는 회사가 나오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페이 도입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도입 초반 시장의 관심은 쏠릴 수 있지만 실제 애플페이로 기기를 바꾸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