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부활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47위) 이후 10개월 만에 걸어서 72홀을 전부 소화했고, 아직 온전치 않은 다리로도 호쾌한 장타를 선보였다. 경기 중 생리대로 장난을 쳤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건재함을 입증한 건 큰 소득이다.
우즈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22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로 2오버파 73타를 쳤다. 전달 3언더파에서 2타를 잃어 최종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45위에 자리했다. 우즈가 공식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것은 지난해 5월 PGA 챔피언십 이후 이번이 9개월 만이다.
우즈는 지난해 7월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이후 7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했다. 2021년 2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우즈는 그해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고, 지난해에는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디오픈 등 메이저 대회만 세 차례 출전했다.
대회 마지막 날 특유의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은 우즈는 1번 홀(파5) 약 4m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5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짧아 공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1타를 잃었고, 8번과 9번 홀은 티샷이 모두 페어웨이 벙커에 빠져 2개 홀 연속 보기가 나왔다.
13번 홀(파4)에서는 약 9m 버디 퍼트를 넣었고, 16번 홀(파3)에선 티샷을 홀 2m 안쪽으로 보내 이날 세 번째 버디를 잡았다. 우즈는 그린 적중률(50%)이 다소 떨어졌으나 최대 비거리 329야드를 보내고, 퍼트 수도 27개로 막는 등 우려했던 4라운드 체력 저하는 보이지 않았다.
골프 전문매체 골프위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우즈의 공 스피드나 거리, 정확도 등은 72홀 경기를 소화할 정도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를 시즌 내내 지속할 수 있는지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우즈는 경기 후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우리 팀의 도움으로 몸 상태도 점점 회복되고 있고, 매 라운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몸 상태를 봐야 한다”면서 “메이저 대회 외에 2개 정도 더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은 존 람(스페인)이 차지했다. 람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의 성적을 내 맥스 호마(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월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이어 올해만 3승째를 거뒀다. 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한 람이 한 해에 3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성현(25)이 3언더파로 공동 33위, 김주형(21)은 우즈와 함께 공동 45위로 마쳤다. 임성재(25)는 1오버파로 공동 56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