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1차 구호대 철수...'이재민 구호' 21명 새로 파견

입력
2023.02.15 16:48
"골드타임 지나"…구호대 안전·치안 고려
1차 구호대 15일 아다나로 이동해 18일 철수
'이재민 지원' 집중할 2차 구호대 현장 투입
박진 "2진 구호대, 20여명으로 구성…구호품 55톤 운송"

튀르키예 강진 피해 현장에 파견된 1진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철수하고, 보건의료팀 등으로 구성된 20여 명의 2진 구호대가 투입된다.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훌쩍 지나면서 실종자 수색이나 구조보다 이재민 지원이 절실하다는 튀르키예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15일 열린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에서는 긴급구호대 2진 파견과 55톤에 달하는 구호물품 추가 지원 방침이 결정됐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긴급구호대 2진은 튀르키예 측 요청을 반영해 이재민 구호와 향후 재건 활동에 관해서 협의하고 현황을 파악할 20여 명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2진 구호대는 7일가량 활동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사정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난 8일 긴급 파견됐던 1진 구호대의 철수도 결정됐다. 118명에 달하는 1진 구호대는 지진 피해가 큰 안타키아 지역에서 실종자 구조 및 수색작업에 집중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까지 골든타임이 지나서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희박하고, 치안 상황도 악화돼 긴급구호대를 좀 더 안전한 인근 지역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최근 지진 지역에서 약탈과 절도 등 혐의로 97명을 체포했다. 우리 정부 외에도 16개국이 구호대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결에 따라 긴급구호대는 현지시간 15일 오전 중으로 안타키아를 빠져나와 아다나 지역으로 이동한 후 18일 수송기를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재민 지원에 집중할 2차 구호대는 외교부 2명,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국제의료보건재단, 국방부 소속 10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5명, 민간긴급구호단체 소속 4명 등 21명 규모로 구성됐다. 텐트 1,030동과 담요 3,260장, 침낭 2,200장 등 민관 합동 구호물품도 군수송기 2대와 민항기 편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2차 구호대는 현지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필요한 지원 분야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튀르키예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필요로 하는 부분을 파악해서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분야나 사업을 파악하는 게 주요 임무"라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 강진 발생 직후 현지에 급파된 1진 구호대는 극심한 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주일간 구조작업을 지속해왔다. 전기와 식수, 식량 공급이 모두 단절된 곳에서 구조활동을 지속하다보니 건강에 이상이 생긴 구조대원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 파견으로 챙겨간 텐트 또한 방한 기능이 없어 구호대원들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 달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부 대원은 장염에 걸려 지금도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며 "극심한 환경에서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귀국한 구호대원들은 건강검진과 함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검사도 받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대와 함께 파견된 네 마리의 구조견도 모두 부상을 당했다. 그중 한 마리는 군의관이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악조건 속에도 한국 구호대는 8명의 목숨을 구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소형 드론·음향 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갖춘 1급 구호팀이라는 점에서 현지 당국은 물론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