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23 시리즈가 역대급 사전 판매 물량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세계적 경제 둔화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중에 거둔 의미 있는 성적표다. 다만 주요 구매자는 여전히 3040세대로 '아재폰 이미지' 벗어나기는 과제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된 갤S23 시리즈 국내 사전 판매가 109만 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나온 갤S22 시리즈 102만 대를 뛰어넘었고, 전체 갤럭시S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큰 수치다.
사전 판매는 해당 제품의 초반 기세와 장기 흥행 성적표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삼성닷컴에서 진행한 사전 판매 물량은 다 팔렸다.
주목할 점은 기본형과 플러스, 울트라 등 세 가지 모델 중 가장 비싼 최고급 모델 울트라 제품이 약 60%로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전작인 갤S22 시리즈 울트라 모델 사전판매 비중 약 57%와 비교하면 3%포인트가량 상승했다. 플러스와 기본형 모델은 각각 17%, 23% 비중이었다. 울트라 모델 출고가는 메모리 용량 512기가바이트(GB) 기준 약 172만 원으로, 기본형 약 127만 원과 45만 원가량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 판매 물량 중 최고급 제품인 울트라 모델이 가장 많다는 것은 수익도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초반 훌륭한 성적표를 받은 갤S23에도 옥에 티는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갤S23 사전 구매자의 55%는 30·40대였다. 갤S 시리즈는 10대와 20대 상당수가 애플의 아이폰을 찾는 점 때문에 '아재폰(30대 이상이 많이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18~29세 여성의 62%는 아이폰을 사용했다. 갤럭시 사용자는 절반인 36%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아재폰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콘서트장이나 미술관, 스포츠 경기 관람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영상을 찍게 카메라 줌 기능을 키웠고 셀프 카메라 화질도 1,200만 화소로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사양 게임도 빠르게 돌아갈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사전 판매 기록을 보면 여전히 3040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예측되는 만큼 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SK텔레콤은 BMW 에디션을 1,000대 만들어 완판했고, 스타벅스와도 1만 대 규모 협업을 준비 중이다. KT는 메모리 용량 512GB 제품을 256GB 용량 제품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기획했고 LG유플러스는 갤S23을 사면 모바일 쇼핑 플랫폼 'U+콕'을 기본으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