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중심의 지속가능한 부동산 개발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벨로퍼로서의 숙명이다.”
국내 최대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의 경영 철학은 친환경이다. 부동산 개발과 친환경이 선뜻 맞닿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철학은 엠디엠그룹 대부분의 사업에서 실제 실현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들어서는 '그린오피스 타운' 사업이 대표적이다. 엠디엠그룹은 서초동에서 방배동으로 넘어가는 서리풀터널 인근 59만5,000㎡ 규모 부지를 1조 원 넘게 들여 매입했다.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가장 큰 배경은 부지 옆에 위치한 '서리풀 공원' 때문이다. 도시와 산업단지, 공원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광장을 만들어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지 곳곳엔 환경을 생각한 요소들이 담겼다. 전기자동차 셔틀 운행은 기본이다. 4,000대가 넘는 차량이 들어설 지하주차장엔 '직통형 스피드 경사로'가 설치될 예정이다. 매연, 탄소배출을 더욱 줄이기 위해 엠디엠그룹이 개발한 장치다. 입주자와 방문객, 더 나아가 시민 모두를 위한 휴게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서리풀 공원 녹지를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서리풀 공원을 포함한 그린오피스 타운 사업은 국제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LEED) '골드' 등급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 환경 단체 그린빌딩위원회(USGBC)가 교통, 위치, 물 사용 효율성, 에너지 및 대기환경 등 8가지 요소를 따져 건물의 친환경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골드는 상위 두 번째 등급이다. 국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 남산스퀘어 등이 골드 등급을 받았다. 엠디엠그룹은 또 이 사업을 통해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 이상 등 각종 친환경 건물 인증을 추가로 받겠다는 포부다.
그린오피스 내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주거단지에도 친환경 공법과 자재, 설비시스템을 구축한다. 엠디엠그룹은 단지 내 전기자동차 충전기가 법적 기준의 2배 이상 설치되도록 업무 매뉴얼을 수립했다.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가스레인지 대신 전 가구에 전열기구(전기 인덕션)를 설치하고, 공기질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세먼지 신호등도 어린이놀이터에 들여놨다.
엠디엠그룹의 현재 가치가 친환경 개발이라면 미래 가치는 지속적 사회공헌이다. 개발 이익만을 좇기보다 상생이라는 가치를 창출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문 회장이 대학 시절 자선사업에 힘쓰는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아 학업을 마쳤던 경험이 깔려 있다. 나눔과 베풂의 고마움을 몸소 체험한 문 회장이 이를 고스란히 엠디엠그룹의 경영 철학으로 옮겨 온 셈이다.
문 회장은 엠디엠 창업 후 3년 만인 2001년 5억 원을 출자해 문주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당시 수익으로 거둔 10억 원 가운데 절반을 떼어낸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후 장학재단의 성장도 거침없었다. 지난달 기준 문주장학재단의 장학기금은 583억 원에 달했다. 그간 수혜 받은 장학생은 4,233명, 지급된 장학금만도 87억 원을 웃돈다. 문주장학재단은 특히 장학생 선발 기준으로 결손가정 등 경제적 여건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엠디엠그룹은 대학발전기금에 기부하고, 관악구청 1층의 ‘용꿈꾸는작은 도서관’과 서울시청 시민청에 설치된 ‘서울책방’ 건립 등을 후원하는 등 후학 양성과 문화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탁구와 여자바둑리그 등 스포츠 후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에도 힘쓴다. 엠디엠그룹은 2021년 10월부터 동반성장위원회 산하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에 중소 협력사를 위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있다. 현재까지 200억 원을 출연했고, 이 중 1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중소협력업체에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직원 복지도 파격적이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 매달 자녀가 한 명이 있는 직원에겐 20만 원, 두 명이면 50만 원, 세 명 이상인 다자녀 직원에겐 100만 원의 보육료를 추가 지급한다. 보육료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한다.
엠디엠그룹은 25년 전 자본금 5,000만 원의 회사에서 지난해 자산 6조8,000억 원, 재계 순위 57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문 회장은 평소 "남들과 나누는 것이야말로 상생의 출발"이라며 "내가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돕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살 만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엠디엠그룹 관계자는 "기업이 커 가면서 상생 경영 행보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