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전자상거래(e커머스) 상장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목받았던 신선식품 e커머스 업체 오아시스가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13일 오아시스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며 공동대표 주관 회사의 동의 아래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공개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인해 위축돼 투자심리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는 7, 8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 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았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주당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2만 원 이하에 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공모가 조정과 기업공개 연기 사이에서 고심하다 이날 이사회에서 철회를 결정했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에도 2만 원 안팎으로 몸값을 낮춰 상장을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재무적 투자자(FI)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679억~1조2,545억 원이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이 오아시스 지분 3%를 인수할 당시 오아시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1,0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오아시스가 올해 불경기로 얼어붙은 기업공개 시장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기업가치를 높게 잡은 결과라고 봤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처음부터 오아시스가 원한 기업가치가 너무 높았다"며 "예전이라면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 철회한 컬리처럼 기업가치가 5조 원에서 1조 원대로 떨어진 것도 아닌데 시장의 요구처럼 더 낮은 공모 가격으로 재조정해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까지 상장 철회를 발표하면서 국내 e커머스 기업공개는 당분간 혹한기를 이어가게 됐다.
한편 오아시스는 "각 사업 계획을 확장성 있게 진행해 흑자를 유지하면서도 외형적 성장을 갖춘 뒤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려해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