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 만난 동물도 동료"…김남길·이효리의 선한 영향력

입력
2023.02.17 09:59
김남길부터 이효리까지…스타들의 동물 사랑
"촬영장에서 만난 동물들, 동료라는 생각으로"

스타들의 동물 보호에 대한 소신, 기부와 봉사 소식이 흔치 않게 들려온다. 이들이 관심 있는 사회적 이슈에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한 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일부 스타들의 선한 영향력이 아직 추운 이 겨울을 훈훈하게 물들이고 있다.

지난해 KBS1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고소영을 비롯해 공효진 김효진 박성광 정선아 등이 직접 소신을 드러냈다. 스타들의 반발이 논란을 거듭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대중의 공분에 화력을 보탰다. 까미의 죽음은 동물 보호 가이드 마련의 촉매제가 됐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가 촬영 현장의 동물 가이드라인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기본 원칙과 촬영 시 준수사항, 동물별 유의사항을 골격으로 세부 내용이 담긴다. 오롯이 스타들이 만든 결과는 아니지만 모두 함께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과거 임순례 감독은 한 라디오를 통해서 동물학대 현장에서 배우들의 촬영 거부 선언이 필요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처럼 스타들이 직접 현장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순간이다.

최근 김남길은 버려진 퇴역 경주마의 치료와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고 많은 이들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냈다. 정우성 박성웅 서현 임시완 등이 함께 동참했다. 촬영 현장에서 누구보다 동물들의 애환을 이해하는 목소리들이 모인 것이다.

현재 김남길이 대표로 있는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는 퇴역 경주마 별밤과 1대 1 결연을 맺고 학대와 방치 속에 남겨진 말을 돌보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무려 2천 명의 후원을 받아냈다. 길스토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남길은 워낙 유기견, 유기묘를 비롯한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그간 '선덕여왕' '해적' '도적' 등 사극에서 말을 타는 촬영을 많이 했다. 김남길은 현장에서 만난 말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또 같이 촬영한 말의 이름을 외우고 현장에서 함께 하는 동료로 마음을 줬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후 김남길은 실무자들과 버려질 위기에 놓인 말들을 위해 거듭 고민했고 동물단체와 논의 끝에 말동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는 지원받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소외받는 주제를 세상에 꺼내는 중이다. 촬영 현장 뿐만 아니라 대중 곁에 있는 말들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인식시키는 운동이 꾸준히 지속되는 중이다.

동물 사랑에 꾸준히 목소리를 냈던 스타들 중에서 단연 손꼽히는 행보를 보인 것은 이효리다. 그는 tvN '캐나다 체크인'을 통해 유기견 임시 보호, 캐나다로 입양 보낸 개들을 만나는 과정을 전했고 많은 이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10년 넘게 유기견보호소 봉사를 해온 이효리의 진정성은 농도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효리가 캐나다로 입양 보낸 유기견만 무려 30마리 안팎이다. 이효리는 캐나다로 가는 여정에서도 이동 봉사를 함께 하면서 입양에 대한 비용도 절감했다.

평소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던 가수 윤지성도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2022 K팝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던 차 해외 입양으로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유기견들을 위한 이동봉사자로 흔쾌히 나섰다. 윤지성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이효리를 보면서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스타의 선행이 또 다른 선행을 낳은 좋은 사례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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