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효과에 힘입어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 낙폭이 다시 확대됐다.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진 영향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31% 내려 지난주(-0.25%)보다 낙폭이 커졌다. 지난달 정부가 대규모 규제지역 해제를 포함해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낸 영향으로 올 들어 집값 낙폭은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6주 만에 다시 낙폭이 커진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시중금리 완화 기조로 매수 문의와 거래량이 소폭 늘었지만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가격 격차가 커 여전히 관망세가 짙다"고 분석했다.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실거래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집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집값 상승이 시작된 2019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에선 한강 이남의 강남 지역(-0.33%) 아파트값 낙폭이 강북(-0.28%)보다 컸다. 강서(-0.58%)·강동(-0.48%)·관악구(-0.47%)의 집값 하락이 컸고, 고가 아파트가 몰린 서초(-0.23%)·강남구(-0.19%)도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다.
경기(-0.75%)와 인천(-0.51%)도 낙폭을 키우면서 전체 수도권 아파트값(-0.58%)도 하락폭이 확대됐다. 인천은 부평(-0.69%)·중구(-0.66%)·서구(-0.55%)·계양구(-0.5%) 순으로 집값 낙폭이 컸고, 경기에선 화성시(-1.51%)·성남 분당구(-1.46%)·수원 영통구(-1.4%)·하남시(-1.37%)의 집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국 시·도 중 집값이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정부청사가 자리한 세종(-1.15%)으로 올 들어 계속 집값 하락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방(-0.4%)과 전국(-0.49%) 아파트값 역시 전주보다 낙폭을 키웠다.
전세시장도 여전히 하락세다. 서울(-0.95%)은 낙폭이 소폭 줄었지만, 수도권(-1.06%)과 지방(-0.48%) 모두 낙폭을 키웠다. 특히 서울·수도권은 대규모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시장에 매물이 쌓이면서 추가 하락 기대감이 커졌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