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고] 실패연대기 첫 주인공의 ‘실패이력서’
입력
2023.02.09 18:00
김지은
기자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시즌2 : 실패연대기]
(카드뉴스 제작 : 디자이너 박길우)
김지은
선임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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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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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551일만에 특별법 처리... 이태원 유족 "늦게나마 진상 규명 완수"
여야 합의로 마련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 과정을 방청석에서 숨죽이고 지켜보던 유족들 사이에선 안도의 한숨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551일 만이다. 일부 유족들은 감격해 눈물을 쏟았고, 서로의 등을 쓸어주며 위로했다. 유족들은 늦었지만 진상규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 회의와 유가족 협의회(유가협)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을 향한 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특별법 통과가 결코 끝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제대로 된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제대로 꾸려지고, 참되게 조사하여 모든 원인을 규명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정부와 국회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이번 수정안에는 △특조위의 직권조사 권한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유가협 측은 “정부가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하고 감추거나 축소하려 하지 않는다면 애초부터 필요 없을 두 조항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삭제를 요구했다”면서 자료제출 및 출석 등에 성실하게 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만들었다는 점에선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법을 정부 이송 즉시 공포하는 등 특조위 구성에 신속히 착수하고, 정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안에 제대로 된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가 출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특별법은 1월 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가로막혔다. 여야는 특별법의 일부 핵심 쟁점을 손본 뒤 수정안을 마련했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공동으로 수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정안은 재석의원 259명 중 찬성 256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없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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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휴전안 대답은 일단 "부정적"… 또 물먹은 미국
이번 휴전안 응답 시한이었던 1일(현지시간) 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돌아온 답은 '휴전안 거부'였다. 어느 때보다 타결 기대가 컸던 새 휴전안도 결국 좌초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진격 의사를 다시금 강조했다. 하마스엔 휴전을, 이스라엘엔 라파 공격 반대를 강조해 온 미국은 거듭 물을 먹게 생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알마나르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협상 문서(휴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공보실도 이날 "이스라엘이 제안한 현재의 휴전안에 변화가 없다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협상은 이어갈 뜻을 밝혔다. 공보실은 "부정적이라는 것이 협상이 멈췄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오락가락하는 사안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휴전 협상은 이스라엘이 한발 물러서 어느 때보다 타결 기대가 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요구를 줄이고 합의안에 "'지속 가능한 평온'을 회복한다"는 표현을 담아 하마스 측 '영구 종전' 요구도 어느 정도 반영했다. 그러나 결국 하마스는 휴전안을 거부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한 아랍 외교관을 인용해 "하마스의 반대는 그 제안이 전쟁 종식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도 불신을 부채질했을 수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전쟁을 지지하는 인질 가족을 만나 "(휴전) 협상이 타결되든 무산되든,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얻기 위해 라파에 진격해 하마스 부대를 모두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함단 대변인은 이날 알마나르TV에서 "적이 라파 작전을 감행한다면 휴전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도 하마스가 영구 휴전과 라파 유혈 사태 방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일 속이 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마스를 겨냥해 "지연도, 변명도 안 된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며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고,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미국의 분명한 입장(라파 진격 반대)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휴전안을 거절했고, 이스라엘은 라파 진격을 강조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 앞에서 "우리는 휴전 합의에도 관심이 있지만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라파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목표와 외교적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휴전 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동안 가자지구는 여전히 구호품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미국의 압박 끝에 가자지구 북부로 통하는 에레즈 검문소를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열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여전히 구호를 방해 중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검문소의 거부 및 지연으로 가자 전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 여러 제약이 있다"며 지난 4월 가자지구로 향한 인도적 지원의 약 29%는 방해받거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구호 인력이 공격받는 일도 있었다. 로이터는 요르단 외무부를 인용해 "이날 식량과 밀가루 등을 운반하던 요르단 구호품 호송대가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공격받은 차량 두 대에서 구호품 화물이 일부 쏟아졌지만, 차량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정부 예비비 단독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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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비 자료 거부 일쑤... 명세서, 다음 달 말일 공개하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공개된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에 대해 "예비비 명세서를 다음 달 말일까지 보고하도록 법을 고치자"고 제안했다. 이날 한국일보는 윤 정부의 지난 2년 치 예비비 내역을 단독 입수, 대통령실 이전과 해외 순방에 예비비가 가장 많이 사용됐는데 꼼꼼한 검증이 어렵다고 보도했다. (▶윤 정부 '국가 비상금'...1순위는 용산 이전과 해외 순방이었다) 일종의 '비상금'인 예비비는 일단 사용한 후 이듬해 국회의 '사후 승인'을 받는다. 하지만 이미 사용 후 시간이 꽤 지난 내역인 데다가 사업별 내역이 예산심사만큼 구체적으로 보고되지 않아 검증이 쉽지 않다. 한 의원은 "2년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있었지만, 정부로부터 예비비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받기 일쑤였다"며 "예비비는 이듬해 국회에 제출된 후 총액으로 심사받는데, 개별 지출에 대해선 국무회의 의결만 거치면 집행 가능해 국회 통제 밖에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 개선 방안도 언급했다. 한 의원은 정부의 예비비 사용계획이 확정된 경우, 그 명세서를 다음 달 말일까지 국회에 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예비비는 시급하게 써야 해 사후 보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듬해 5월 말 결산이 아닌 다음 달 말일까지 보고하는 것이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2024 한국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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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조 현장 지식·문화·배경까지 알아야 비즈니스 임팩트 낼 수 있어"
LG의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을 개발하는 LG AI연구원의 이화영 상무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K-인공지능(AI)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열린 '2024 한국포럼'에서 "생성형 AI가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럴듯한 답변을 만들어내는 것 같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 전문가가 보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여러 기업이 앞다퉈 업무 현장에 AI를 적용했지만 성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 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엑사원을 실제 연구·개발(R&D)에 적용했다. 이 회사는 수십 년 동안 전장(電裝·자동차 내 전기 전자 장비)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법 등을 문서로 정리했는데 이를 엑사원에 학습시켜 문제 해결 도구로 쓰려 했다. 하지만 AI는 이상한 점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이 문서에 적힌 단어를 찾아 나열하는 것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었다"며 "AI 연구원들이 현장에 가서 제조 현장의 문화와 배경을 AI가 이해하게 하니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디스플레이 개발자가 엑사원의 답변을 듣고 적용해 볼 만한 것의 범위를 좁힌 다음에 제품 개발에 나서 일정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며 "결국은 AI가 현장 전문가의 지식을 이해할 수 있어야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상무는 끝으로 "LG AI 연구원이 의료 영상과 텍스트인 인간의 유전자 데이터를 결합해 질병을 진단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하나의 모달리티를 썼을 때보다 멀티 모달리티를 적용했을 때 그 성능이 올라가는 현상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성형 AI를 통해 나온 결과를 의사나 제약사에게 제공했을 때 신약 개발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