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맞설 구글의 AI 챗봇이 조만간 나온다. 이름은 한국말로 시인이란 뜻의 '바드'(Bard)로 정해졌다. 3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이르면 몇 주 안'에 AI 챗봇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던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6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몇 주 뒤 대중에게 제공하기 앞서, 오늘 신뢰할 만한 테스터들에게 바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바드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를 기반으로 제작된 챗봇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오픈AI가 출시한 챗GPT가 출시 일주일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자, 바드의 조속한 출시를 목표로 내부 테스트를 해왔다. 그리고 이날 외부 개발자들에게도 처음으로 바드를 공개했다. 피차이 CEO는 "바드의 응답이 정보의 품질과 안전성,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외부 피드백을 자체 내부 테스트와 결합할 것"이라고 했다. 이 테스트 기간을 통해 바드의 품질을 더 완벽하게 끌어올리겠다는 게 구글의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또 "곧 검색에서 복잡한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기 쉬운 형식으로 추출해주는 AI 기능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람다를 구글 검색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피아노에는 몇 개의 건반이 있나요?'처럼 단순한 질문뿐 아니라, '피아노나 기타 중 뭐가 더 배우기 쉽고, 각각은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가요?' 같은 더 깊은 통찰력을 요하는 질문에도 장문으로 답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검색 서비스만 수십억 명의 이용자를 둔 구글이 바드를 공개할 땐 챗GPT급 돌풍이 예상된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21년까지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한 챗GPT와 달리 바드는 최신 데이터까지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지난달 1만2,000명을 대규모 해고했다는 소식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챗GPT처럼 '한국 대통령'을 물어보면 윤석열 대통령 대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대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5,8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3월 중 챗GPT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바드 도입 시점을 MS보다 앞서 잡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