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가 넘어 간암에 걸렸어도 최근 발전된 치료법을 적용하면 경과(예후)가 좋을 것이라는 대한간암학회(회장 임현철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간암학회 주최로 지난 2일 열린 제7회 간암의 날 기념식에서다.
대한간암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 등록 사업 자료’ 분석에 따르면 2008~2017년 새로 간암 진단받은 1만5,186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38.4%였다. 2008년 35.5%에서 계속 늘어나면서 2017년에는 45.9%에 달했다.
치료하지 않은 환자를 포함해 전체 고령 환자의 생존율은 55.5%가 1년, 39.2%가 2년, 12.8%가 5년이었다(전체 평균 15.2개월).
고령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비고령(64세 이하) 환자보다 동반 질환이 유의하게 많기 때문이다. 34.8%는 당뇨병(비고령 21.0%), 52.4%는 고혈압(비고령 23.8%)이 동반됐다.
콩팥과 간 기능도 떨어졌다. 고령에서는 비고령보다 B형 간염 관련 간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만(29.7% 대 68.1%), C형 간염(18.1% 대 6.1%), 알코올성 간 질환 (16.8% 대 7.9%) 및 기타 간 질환(28.0% 대 10.0%) 관련 간암은 더 높았다.
하지만 이들은 간암 진단 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으려 했다. 특히 혈관 침범이나 원격 전이를 동반하는 진행성 간암일 때 고령 환자 10명 중 4명(40.2%)이 치료받지 않았다.
간 절제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로 완치 가능한 조기 간암에서도 고령 환자는 비고령 환자에 비해 국소 치료인 경동맥화학색전술을 받을 때가 많았다.
이한아 대한간암학회 기획이사(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령 간암 환자가 치료받지 않거나 덜 침습적인 치료를 택할 때가 많지만 최근 간암 환자의 기대 수명 증가로 이러한 치료 경향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동반 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도 근치적 치료법인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을 받은 뒤 생존율이 비고령 환자와 차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조기 간암을 지난 병기에서도 경동맥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 치료, 면역 항암제 치료 후 생존율에서 고령과 비고령 환자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기존 치료법 발전, 방사선색전술이나 면역 항암제 등 효과적이며 안전한 새 치료법 도입으로 고령의 간암 환자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비고령 환자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상민 대한간암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연령에 관계 없이 환자 개인별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해 적합한 치료를 시행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음으로써 경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