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0% 급등했던 비트코인 2월 들어선 "잠잠"

입력
2023.02.03 15:30
인플레이션 둔화 공식화에도…소폭 하락
투자심리 '공포·탐욕 지수'도 65.84→63.5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 둔화를 공식 인정했지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2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최고 가격을 넘어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3일 가상화폐 전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만3,526달러(약 2,89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전 가장 높았던 가격(2,943만 원)에 대비해서 소폭 하락한 가격이다.

가상화폐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업비트 ‘공포·탐욕 지수’도 지난달 27일에는 65.84로 ‘중립’ 단계를 벗어나 ‘탐욕’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날 기준으로는 63.5로 지수가 소폭 줄었다. 탐욕 단계는 “가격 변동성과 거래량이 높아지고 있어 단기적 고점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초 코인업계에선 인플레이션 둔화가 공식화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질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에 투자된 돈이 은행으로 빠져나가고, 가상화폐 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기대감은 연준 발표를 앞뒀던 1월 가격 급등 원인이 되기도 했다. 2021년 10월(8,000만 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거듭해오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일 2,088만 원에서 30일 2,939만 원까지 올랐다. 한 달 만에 약 40%나 오른 셈이다. 개당 가격이 2, 3년 안에 5만~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현지시간)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서 “재화를 중심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에 있다”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공식화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도 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파월 의장 발표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로, 지난해 있었던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미국 가상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 파산신청 등으로 인한 시장 충격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낙관론 속에서도, 최근 발간한 ‘2023년 금융시장에 놀랄 일들’에서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와 거래소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져 추가 파산이 발생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개당 5,000달러(652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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