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에서 2,200명이 넘는 인원이 짐을 쌌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우리·하나은행은 각각 올해 희망퇴직 인원을 발표했다. 5대 은행의 희망퇴직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우리은행 퇴직자는 349명, 하나은행은 279명으로 지난해보다 66명, 199명씩 줄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신청자가 적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퇴직 대상자 자체가 적었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 그룹과 그 미만 연령 그룹(준정년 특별퇴직)으로 나눠 신청을 받는데 올해는 임금피크제 대상자 자체가 적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지난해 상반기 퇴직자는 228명, 올해는 8명으로 차이가 컸다. 준정년 특별퇴직자는 21명 증가(271명)해 지난해 수준이었다.
이로써 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는 총 2,2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244명보다 22명이 줄었다. 작년 연말 희망퇴직 절차를 끝낸 농협에서는 493명이, 지난달 중순에는 KB국민·신한은행에서 각각 713명, 388명이 퇴직했다. 희망퇴직 대상자의 직급과 연령을 대폭 낮춘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고, 대상 연령을 40세로 낮춘 농협은 66명(15%) 늘었다. 전년과 동일한 조건을 제시한 KB국민의 희망퇴직자는 소폭(6%) 증가했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 인원이 대폭 증가해 3,00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행이 폐쇄 점포를 늘리면서 희망퇴직이 연례화한 분위기인 데다, 고금리로 지난해 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유리한 퇴직 조건을 제시, 예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업계를 떠날 것이란 예상이었다. 은행권 희망퇴직자는 보통 최대 3년간의 월급여가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되고, 일정 기간 자녀 학자금 및 재취업 지원비까지 받는다.
일부에선 고금리·고물가가 행원들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공고가 한창일 때 '중소기업 중 채용문을 닫은 곳이 많아 지금 나가면 재취업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