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소비자는 성능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선택의 고민을 겪지 않아도 됩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S23 시리즈 공개 행사(언팩). 무대에 오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행사 시작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지구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면 고성능을 누리면서도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의 언팩을 지휘하는 노 사장이 언팩 모두발언에서 '지속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실제 S23 시리즈엔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재활용 소재 부품이 사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장 부품까지 재활용 소재가 쓰인 건 최초"라고 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2와 비교해도 S23에서는 친환경 요소가 크게 강조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22의 경우 총 6개의 내장 부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적용됐는데, S23은 그 수가 11개로 늘었다. 시리즈 중 최고급 사양 제품인 S23 울트라는 12개다. S23 울트라에는 전작에 처음 들어갔던 △폐어망∙폐생수통의 재활용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파손된 유리를 재활용한 유리를 새롭게 개발해 추가로 적용했다.
이 가운데 폐어망 재활용 소재가 약 20% 쓰인 재활용 플라스틱은 S펜 몸통, 하단 스피커 모듈 등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올 한해 동안 15톤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해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품 본체뿐 아니라 포장 박스 제작에 사용되는 종이도 100% 재활용이다. 또 새 제품에 붙어 나오는 전후면 부착 플라스틱 필름도 100% 재활용 종이로 바꿨다. 이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포장의 소형화, 경량화를 통해 운송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제품의 포장에서 일회성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애는 게 목표다.
소비자가 제품을 쉽게 수리해서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나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이른바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출시 후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지원을 기존 3회에서 4회로, 4년 간 지원했던 보안 업데이트는 1년 늘린 5년 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