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약인 ‘SGLT2 억제제(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가 당뇨병 외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호전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과 관계없이 지방이 간세포의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전체 지방간의 80%를 차지한다. 비만과 연관돼 발생하므로 제2형 당뇨병과 동시에 발병할 때가 많다.
권혁상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김미경 내분비내과 교수, 김진영 임상강사,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표지자인 지방간 지수(FLIㆍfatty liver index)와 SGLT2 억제제 사용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연구와 임상 진료(Diabetes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IF 8.18)’ 지난해 12월 온라인 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4~2017년 신규 SGLT2 억제제 복용자와 대조군인 DPP4 억제제 복용자를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혈중 중성지방 수치, 감마GPT 수치를 추출해 지방간 지수를 계산, SGLT2 억제제 사용에 따른 지방간 지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2년간 꾸준히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뒤 지방간 지수가 60 이상될 위험률은 DPP4 억제제 사용에 비해 50% 감소했으며(오즈비 0.45, 95% 신뢰 구간 0.40~0.50), SGLT2 억제제 사용 환자군에서 지방간 지수 60 이상인 고위험 환자의 비율이 42.3%에서 30.5%까지 감소했다.
만성질환에서 치료 핵심이 되는 약물 순응도를 추가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 사용률이 50% 이상 되는 환자에게서 지방간 호전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 사용의 누적 효과가 체중 감소 및 지방간 호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김진영 임상강사(제1저자)는 “지방간을 쉽게 호전되는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방치하다간 간경화·간암 같은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 “SGLT2 억제제를 과체중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하면 지방간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