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기현 의원이 자신과 사진을 찍은 배구선수 김연경에게 악플이 쏟아진 점에 대해 "김연경 선수 입장에서는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선수와의 만남에 대해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아서 갔다"며 "김연경 선수와 남진 가수가 올 거라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와 계시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며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또 꽃도 준비해놨다가 선물로 주셔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했다.
그는 "김연경 선수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리더십 중에 팀 선수들 한 명 한 명을 다독여주고 격려해 주고 좀 못 하더라도 부추겨주며 리더십을 발휘했던,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던 것이 제가 말하고 있는 연대와 포용, 탕평과 굉장히 어울린다고 늘 생각했다"며 "마침 그날 뵀는데 김기현에 대한 응원을 보내주셔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7일 김 의원은 김연경, 가수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사진 공개 이후 일부 누리꾼이 김연경이 정치성향을 드러냈다며 악플을 쏟아냈다.
사진 게재 전 김연경 선수에게 양해를 받고 올린 점도 밝힌 김 의원은 "기사를 보고 마음이 미안했다"며 "정치인도 아니고 그냥 누구든지 국민은 아무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돼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그건 영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플을 양념 정도로 생각하라'고 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뒤 "굉장히 아픈 말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회의 최고 지도자가 그렇게 말씀하신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고 했다.
또 "결국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팽배하면 어떻게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정치 참여의 자유가 확보가 되겠느냐"며 "비정상 사회에서 벗어나서 정상 사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서는 "나 대표에게 제가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긴 했지만, 문자로 답장을 보내오기도 했고, 토요일(28일) 어떤 행사장에 가서 만나서 옆자리에 앉아 긴 시간 동안 얘기도 나눴다"며 "나 전 대표가 어떤 후보를 지지한다고 그러면 당연히 저를 김기현을 지지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슨 얘기 나눴느냐'는 질문에는 "사적인 내용이라 여기서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이런저런 정치에 관한 얘기도 나눴습니다마는 차츰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자꾸 발목 잡기를 하시는 것 같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근 자신의 수도권 출정식 행사에 많은 사람이 모이자 안 의원이 "무조건 사람들만 많이 모아놓고 행사한다"며 "정말 중요한 건 총선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에 불쾌함을 표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제가 알기로는 우리 당내 현역 의원들 중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본인의 리더십을 우리 현역 의원들이 지지하는 분이 없는 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비꼬았다.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안 의원 쪽으로 쏠린 결과를 보여준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일부 안 의원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이 사실이지만 정통 보수 지지층은 여전히 저 김기현에 대한 지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1차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 투표 없이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