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참석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한 친윤석열계 의원이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의 전대 방문이 '친윤' 당대표를 세우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커진 만큼 반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①우선 현직 대통령의 전대 참석에 따른 역대 전적은 엇갈리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전대에 참석한 후에는 '친이계' 박희태 후보가 당대표에 선출됐다. 반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4년 새누리당 전대에선 '친박' 서청원 후보가 떨어지고, '비박' 김무성 후보가 당선됐다.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 도입한 당색이었던 '빨간색' 재킷까지 입고 나와 '일치된 당정'을 강조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2016년 전대 결과는 또 달랐다. 당시 이정현 후보는 '친박계'의 조직적인 지원을 업고 '비박계' 단일후보였던 주호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처럼 결과가 뒤죽박죽이다 보니 대통령의 전대 참석은 경선 결과와 상관관계가 떨어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대에 참석해도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미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당의 화합과 단결을 주문하는 원론적 메시지를 내는 데 그쳤다.
②이번 전대 과정을 거치면서 친윤계의 집단행동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도 변수다. 비윤계의 대표 격인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당원투표 100%로 경선 룰을 바꾸고, 최근에는 대통령실까지 나서 유력주자였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낸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를 위한 전대는 안 하는 게 낫다"(조경태 의원), "김기현은 뺄셈 정치를 하지 말라"(윤상현 의원) 등 당권주자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중도 사퇴하면서 당심이 요동치고 있는데, 노골적으로 윤심을 드러내는 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③무엇보다 과거처럼 '현장 변수'가 끼어들 틈이 없어졌다. 이번 전대가 사전에 모바일과 자동응답방식(ARS)을 통해 투표를 끝낸 다음 현장에서는 결과만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시선과 제스처에 당원들이 압박을 느끼고 지지후보를 즉석에서 바꾸는, 이른바 '현장 줄 세우기'가 불가능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