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측의 위로문자에 '스마일 이모티콘'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은 "나 전 의원이 정치적 이지매를 당했다"며 "내년 총선에 공천을 받는 것도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또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안 전 의원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의원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나(안철수·나경원)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안 의원이 나 전 의원과의 만남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는다"면서도 "나 전 의원과 저는 소통이 충분히 잘 되는 상황이었고 일주일 전에도 통화를 했고 어제도 메시지는 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뭐라고 답이 왔느냐'고 재차 묻자 김 전 의원은 "이모티콘으로 왔다"고만 답했지만, 방송 이후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으로 심경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어제는 나경원 의원의 심정을 제가 알기 때문에 대화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고, 저도 그런 차원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나경원 의원을 도와줬던 분들하고는 제가 통화했지만 어제 같은 경우에는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제가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전 의원 쪽에) 젊은 분들도 있고, 도와줬던 분들도 애쓰셨는데 다음에 차 한잔 하자 이런 차원에서 제가 소통했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안 의원에게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김 전 의원은 "도움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은 김기현 의원이 더 보수적인 것 아니냐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나 전 의원이 이렇게 힘없이 불출마를 하게 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냐"며 "우리 당이 윤핵관 프레임에 갇혀서, 김장연대니 뭐니 해서 나 전 의원이 결국 무릎을 꿇었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안 의원에게 표를 줄 수도 있다"고 봤다.
특히 나 전 의원의 불출마에 대해 "자연스럽지 않았다"며 "완전히 정치적인 이지매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초선의원들이 당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특정후보 나오지 말라'는 연판장까지 돌리는 건 제가 본 적이 없었다"며 "이 정도 되면 그 압력, 부담감이 얼마나 셌겠냐"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나 전 의원이 공천받을 가능성도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공천은 본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의 마음을 사, 본인이 쟁취하는 것이고, 그래야 제대로 된 공천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라며 "지금 나 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궁지에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을 오랫동안 지지했던 엄청난 세력이 있고 보수 내에서 지분이 있는 이런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허탈하고 전체적인 과정은 좀 옳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