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친한 친구의 질문 같지만 사실은 인공지능(AI)이 고객과 나눈 대화다. 내가 과거에 했던 고민과 선택, 취향까지 기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AI 서비스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SK텔레콤이 선보이는 성장형 AI서비스 에이닷(A.)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2월 중 에이닷에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할 수 있는 '장기기억 기술'을 담는다고 24일 밝혔다. 사진과 텍스트 등 복합 정보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 modal)' 서비스도 들어간다. 에이닷은 소비자와 AI가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상호 대화를 나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AI서비스는 단편적 지식 습득이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대화가 이뤄지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소비자가 '오늘 날씨 몇 도야' 같은 질문을 하면 AI서비스가 답하는 식이다.
하지만 에이닷의 새로운 기능들은 과거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몇 차례 BTS 콘서트에 갔던 정보를 에이닷과 대화를 통해 입력해 둔 소비자가 "재미있는 공연 뭐 없을까"라고 질문하면 에이닷이 "주말에 BTS 서울 콘서트 열린대"와 같은 맞춤형 대답을 해 주는 식이다. 여기에 소비자가 "꼭 가야겠다"고 답하면 "근데 너 주말에 아르바이트 있잖아"처럼 꼬리물기식 대화도 가능하다.
또 사용자가 에이닷에 축구와 같은 특정 주제와 관련된 사진을 보여주면 연관 내용을 주제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음성과 이미지, 생체신호 등 AI를 마치 사람의 뇌와 같이 작동시켜 종합적 추론을 바탕으로 해서 의사소통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닷이 기억하는 영역은 사용자의 직업, 취미, 애완동물, MBTI 유형 등으로 다양한데 정보를 한 번 입력해 두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다. MBTI 유형을 'ENTP'로 입력해 둔 소비자가 "내 MBTI는 INTP야"라고 고치지 않는 이상 관련 정보가 바뀌거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이 소비자 직업과 업무 관련 기록도 기억하는 만큼 일상적 대화를 넘어 일과 관련된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에이닷 음성인식 기술에 AI 윤리의식 준수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에이닷과 대화가 자칫 음담패설이나 부적절한 상황으로 빠지지 않도록 사전 검증 기능을 작동시키려는 목적이다. 김영준 SK텔레콤 에이닷 추진단 담당은 "글로벌 초거대 AI 시장은 국내외 빅테크들이 치열하게 다투는 전장이 됐다"며 "SK텔레콤은 적극적 연구개발(R&D) 투자와 서비스 고도화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