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 2회 우승 권순우... "다음 목표는 메이저 대회 16강"

입력
2023.01.18 20:57
18일 인천국제공항 통해 귀국
22일 진천선수촌 입촌해 데이비스컵 대비

“메이저 대회 16강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그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250 시리즈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단식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34·스페인)을 2-1(6-4 3-6 7-6<7-4>)로 제압, 한국인 최초로 ATP 투어 단식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첫 번째 우승은 2021년 9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오픈이었다.

밝은 얼굴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권순우는 “우승하고 난 뒤 곧바로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으로 이동하느라 좋아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 들어와 보니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며 “비행기 안에서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는데 귀국해보니 많이 좋아해도 될 것 같다. 이번 주까지는 우승했던 느낌을 많이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비행기 안에서 ‘우승 만끽’ 여부를 고민한 이유는 호주오픈에서의 부진한 성적 탓이다. 권순우는 16일 호주오픈 단식 1회전에 나섰지만 크리스토퍼 유뱅크스(26·미국)에 2-3(3-6 7-6<7-1> 3-6 6-4 4-6)으로 져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 2차 대회에 이어 호주오픈까지 연달아 출전한 그는 강행군으로 몸무게가 5㎏이나 빠지는 등 몸 상태가 좋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는 남은 복식경기를 포기하고 조기 귀국했다.

권순우는 호주오픈을 돌아보며 “전 대회를 잘 치렀고 컨디션도 좋아서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했다”며 “일정과 피로 누적 등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그러나 (호주오픈 1회전) 경기를 할 때 체력은 큰 문제없었다. 실력에서 진 것 같다”며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올 시즌 플레이 스타일이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서브는 강하게 넣으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어깨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며 “리턴 게임은 세컨드 서브 공략을 라인에 붙어서 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공격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많이 했다. (근력운동의 결과로) 동계 훈련 전보다 체중이 4㎏이나 늘었다”며 “이번 동계 훈련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권순우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2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예선 벨기에전을 준비한다. 그는 “데이비스컵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권순우는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목표도 밝혔다. 그는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는 큰 성과가 없어서 더 노력해야 할 거 같다”며 “일단은 (메이저대회) 16강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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