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제주도민 배제하면 제2공항 심각한 문제 초래”

입력
2023.01.18 15:10
<신년 인터뷰>오영훈 제주지사 국토부 일방적 사업 추진 비판 도민 의견 담아 道 입장 전달 선거법 재판 명백한 정치적 탄압



오영훈 제주지사가 ‘검은 토끼의 해’인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제주가 대전환하는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지난 6개월간 준비해 온 핵심정책들에 대한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18일 한국일보와 갖은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 제주도의 7조 원 규모 예산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이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광과 1차 산업을 포함해 민생경제 활력을 줄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핵심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새로운 제주 도시정책인 ‘15분 도시’ 밑그림을 완성시킬 예정이다. 또 그린수소와 UAM(도심항공교통) 등 제주의 미래 성장엔진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풀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절차를 재개하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또 지난 6·1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제주 제2공항 문제가 다시 지역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군사기지 문제가 불거지고, 국토부와 갈등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국토부가 제주도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가 재개됐다고 하지만 제주도와 전혀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국토부가 용역 결과 전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국토부가 제주도민을 배제한 상황에서 국책사업을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제주도는 그동안 제주 제2공항(공항 확충 포함)이 필요하다면서, 정작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입장은 무엇인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 제주권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고,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하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제주도의 입장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도민들에게 말해왔다. 앞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에 대한 환경부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국토부가 고시하기 전 제주도의 의견을 반드시 듣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도민과 도의회의 의견을 물어, 정부에 제시할 것이다.”

-같은 당인 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이 제주 제2공항 입지는 현재 논의되는 성산 지역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기본계획을 확정 짓기 전 제주도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우리 도민이 충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는 것이다. 제주도정은 도민의 이익과 갈등 최소화를 원칙으로 도민이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

-6·1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말했듯이 검찰의 기소는 무리한 것이며, 명백한 정치 탄압이다. 선거법을 준수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당당하게 도정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재판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질 거라 확신한다.”




-핵심공약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15분 도시’ 조성사업 등이 시작부터 쉽지 않은 것 같은데. 복안이 있나.

“제주의 균형발전과 도민의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한 두 공약 모두, 도민사회에서 오랜 시간 논의되어온 사안으로 간단치 않다. 오는 10월까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공론화 추진 연구용역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우선 2월부터 설명회를 시작으로 도민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다. 15분 도시는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을 시설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이다. 현재‘15분 도시 제주’기본구상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15분 도시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를 돕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추진한다. 기본구상의 윤곽이 나오는 시기에 맞춰 제주형 15분 도시 추진에 대한 정책의지를 표명하는 비전선포식과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린수소와 UAM(도심항공교통) 등은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 역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만의 경쟁력은.

“제주는 2012년부터 추진해온 탄소없는 섬 정책 성과와 경험, 청정자연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수소경제와 UAM과 같은 미래 신산업에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이유이다.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을 발표했고, 새 정부에서 청정수소를 중심으로 수소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방향도 제주와 매우 부합한다. 또 기존 항공기와는 달리 UAM은 전기 배터리 또는 수소 연료전지 사용으로, 배출가스가 없고 소음이 작아 탄소중립 섬 제주와 적합할 뿐만 아니라, 제주는 군사시설이 적고 하늘길(공역) 제약이 적어 다른 지역에 비해 UAM 운영에 우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SK텔레콤으로 구성된 국내 최고 UAM 컨소시엄인 K-UAM 드림팀이 국내에서 제주도와 최초로 MOU했다는 것은 제주 UAM이 충분히 사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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