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주한미군에 군사장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한미군은 그로 인한 우려에 대해 "한국 방어 능력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은 전날 “미 국방부는 비축 물자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며 “주한미군도 일부 장비를 제공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포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이스라엘에 비축한 물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를 인정한 셈이다.
아울러 주한미군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 방어라는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이행하기 위한 작전 수행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전력 유출’을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 “한미는 대비태세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또 협조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장비의 우크라이나 제공이) 한국 방호에 대한 철통 같은 공약을 이행하는 주한미군의 작전·능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제공한 선례가 없지는 않다. 지난해 11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주한미군이 포탄 재고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주한미군은 장비 지원 요청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국 방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한국에 배치됐던 기갑여단전투단(ABCT)을 기동여단전투단(SBCT)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SBCT의 화력은 ABCT에 못 미친다. 자연히 우려가 제기됐지만 미군 측은 “한반도에서의 어떤 침략 행위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기존 유럽에 배치한 2개의 ABCT를 3개로 늘려 보강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미국이 한국 방위산업체로부터 탄약을 구매하는 방안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VOA에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방위산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 정부는 한국 방산업체가 미국에 탄약을 판매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탄약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