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10명 중에 6명은 중국이 언젠가 대만을 침략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중국이 대만을 침략한다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72%에 달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한 미국인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것이라고 보는 미국인은 56%, 침략 시 미군이 대만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비율도 48%에 불과했다. 일본이 미국에 비해 중국을 위협적으로 느끼고 더 공세적 입장이라는 조사 결과다.
24일 미국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공동으로 지난해 말 일본인과 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사안보에 대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이 향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해 일본 응답자의 61%와 미국 응답자의 5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일본인의 31%와 미국인의 33%만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이런 반응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강하게 대응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은 군사 훈련을 실시해 대만 인근 해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항의했고, 그중 일부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떨어졌다. 이러한 중국의 도발적 대응은 일본과 미국 국민의 군사적 긴장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대만을 방어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일본 응답자의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절반에 못 미치는 48%만이 찬성입장이었고, 45%는 미군 개입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갤럽과 요미우리는 중국-대만 분쟁으로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본 국민이 미국 국민보다 더 큰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모두 각각 51%의 비율로 미군이 대만을 방어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 응답자의 40%를 차지하는 무당파에서는 44%만이 대만 방어에 찬성했고, 그보다 많은 49%는 반대 입장이었다. 일본 응답자들 사이에는 여당, 야당, 무소속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중국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본 응답자의 90%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비슷한 조사(91%)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응답자의 83%가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2020년(75%)보다 소폭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일본(59%)과 미국 응답자(55%)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지원 확대에 반대하는 일본 응답자는 32%, 미국 응답자는 39%였다.
한편 한국에서도 10명 중 8명에 이르는 한국인이 중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느낀다’고 답한 한국인이 80%에 달해 2020년 75%, 2021년 77%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