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염색산업단지 오염물질 '뚝', 비결은

입력
2023.01.19 16:00
대구시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사업' 결과
2019년부터 4년 간 염색단지 71곳 오염 방지시설 교체
벤젠 등 대기오염물질 82%·악취 민원 26% 감소

뿌연 하늘과 악취의 상징이었던 대구염색산업단지가 청정산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19일 대구시와 대구시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대구 서구 비산동 일대 대구염색산업단지의 먼지와 질소산화물,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대기오염물질이 82% 이상 줄어들었다.

"고무 탄내가 난다" 등 악취 민원도 지난 2019년 155건에서 4년 뒤인 2021년에는 39건(26%)이 줄어든 116건을 기록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의 악취 민원은 서구가 집계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9년부터 '소규모 사업장 방지시설 설치 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과 염색산업단지의 악취배출시설 등에 최대 5억6,000만 원 상당의 대기오염방지시설 교체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498억 원을 투입해 업체 226곳의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교체했다. 올해는 예산 190억 원을 편성해 업체 56곳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대구염색산업단지에만 4년간 71곳이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을 교체하면서 흰 연기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교체된 시설은 비산먼지 등을 물로 씻어내고 질소산화물 등 기체는 활성탄섬유와 흡착포 등을 사용해 제거하는 방식이다. 교체 결과 벤젠 144.515ppm이 검출된 업체 등 4곳이 시설을 교체해 벤젠 저감율 100%를 기록했고, 먼지 43.1㎎/S㎥이 검출된 업체도 시설을 교체해 저감율 97%를 달성하는 등 먼지저감율 90%이상을 기록한 업체도 7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1981년 7월 준공된 대구염색산업단지는 비산동 일대 공장부지 59만6,450㎡ 등 총 87만8,684㎡로 127개 업체에서 1만 명가량이 근무하고 있으나 노후화한 시설과 40년 가까이 악취와 폐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3월 KTX서대구역 개통에 따른 서대구역세권개발사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서대구역 일대 3개 구역 총 98만㎡를 개발해 생태문화공원과 복합환승센터, 주상복합타운 등 생활여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대구염색산업단지 이전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은 이전 대상지역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의견을 검토하는 단계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은 아직 시설을 교체하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하는 등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공장을 이전하더라도 시설은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늦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이진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대구염색산업단지 주변의 공기 질이 크게 나아져 청정산업단지로 거듭나고 있다"며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갖춘 친환경 산업단지가 되도록 화석연료를 천연연료로 전환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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