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분쟁 발생 시 조정 역할을 하는 옴부즈맨을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한다. 도매 경쟁을 촉진하고자 응찰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경매도 의무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농산물 도매 유통은 1985년 서울 가락시장 개장 이후 경매제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그간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선 정부는 농업인 권익 보호에 앞장서기로 했다. 옴부즈맨을 도입하고 내년까지 각 지자체에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한다. 옴부즈맨의 지적 사항에 불복할 경우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다시 살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조치다.
농산물 가격이 출렁이는 걸 완화하고자 도매시장에 정가·수의 매매 전담 경매사 확보를 의무화한다. 도매법인이 산지 출하처를 확보하고 전담 경매사를 통해 구매자와 거래물량, 가격 등을 사전에 결정하는 방식이다.
농산물 도매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해 올해 가락시장에 도매시장 거래물량 예측시스템을 시범 구축한다. 농산물 출하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면 전국 도매시장·품목별 출하 예정 물량을 확인하고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다. 농업인이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출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 온라인거래소를 설립해 비대면 도매 유통 체계를 활성화한다. 지방에 위치한 도매시장은 거점 물류센터나 지역농산물 공급기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산물 도매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업인의 권익을 높이고, 도매시장의 공공성도 강화해 상생·혁신의 농산물 도매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