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이 UAE에 원전을 추가 유치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국은 제3국의 원전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바라카 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적인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아부다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전 추가 협력이란 UAE 측에서 추가로 원전을 짓는다면 그런 의향(추가 수주 추진)도 포함한다”며 “결정된 건 아니지만 UAE가 추가로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저희는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연히 우리가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게 우리 희망”이라며 “이쪽은 한국, 이쪽은 다른 나라라면 UAE 측에 조금 비효율적일 수 있어서 우리는 희망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 UAE 측으로부터 공식 제의를 받진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3국 공동진출의 대상은 영국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영국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고 있다”며 “UAE의 금융 자본, 한국의 시공 능력과 기술이 결합하면 굉장한 경쟁력을 가진 팀이 되지 않을까 자체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300억 달러(약 37조2,600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를 결심한 무함마드 대통령의 결심과 관련한 내용이 양 정상의 공동성명에 명시됐다고 밝혔다. 김성한 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UAE의 결정은 정상 간 공동 성명에 명기돼 있다”며 “이는 한국 경제에 대한 UAE의 확고한 신뢰가 명시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UAE가 한국에 투자를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이번 윤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에 대해 “한국과 UAE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상의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양국 정상의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행동으로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을 폈던 것에 대해선 “지난 5년간 '탈원전 정책' 등으로 인해 한국과 UAE의 관계가 가시적 진전을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무함마드 대통령이 한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킨다는 발언과, 지난 5년간 한-UAE 관계가 가시적 진전을 보기 어려웠다는 대통령실의 주장에 대한 설명'을 묻는 질문에 "무함마드 대통령이 언급한 (약속을 지킨다는) 대상은 (전임 정부가 아닌) 주로 우리 기업을 지칭한 것이었다”며 “국가 간 영향을 받는 부분은 별도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면서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