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 달간 병원서 코로나로 6만 명 사망”

입력
2023.01.15 07:20
사망자 91%가 기저 질환 보유
자택서 사망한 사례는 미포함

중국에서 지난 한 달간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병원에서 사망한 사람이 6만 여 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엄격한 제로(0) 코로나19 정책을 접은 이후, 기저 질환 보유자를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사망자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의 ‘깜짝’ 통계 공개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감염 후 기저 질환 등 포함

14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료정책사 자오야후이 사장은 국무원 연합방역기구 기자회견에서 작년 12월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의료기관이 누적 집계한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사망자는 5만9,938명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 8일은 중국 정부가 방역을 대대적으로 완화하는 10개항 조치를 발표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한 다음 날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숨진 원인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폐렴 또는 호흡부전인 경우만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염 후 기저 질환과 코로나19 감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한 사람까지 포함해 발표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중국 감염자 및 사망자 통계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수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자택 등에서 사망한 사례는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 코로나 관련 사망자 수는 이번 집계치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오 사장은 병원 입원 중 사망자 가운데 5,503명(9.2%)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사망했고, 5만4,435명(90.8%)은 보유 중이던 기저 질환에 코로나19 감염이 더해지며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주요 기저 질환은 △심혈관 질환 △말기 종양 △뇌혈관질환 △호흡기 계통 질환 △대사 관련 질환 △신부전 등이었다고 자오 사장은 소개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병원 내 사망자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 평균 80.3세로, 65세 이상이 약 90.1%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자오 사장은 “겨울철은 고령자의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고, 심뇌혈관 질환이 심해지는 계절”이라면서 “이 시기에 코로나19 감염이 겹치면서 고령 사망자가 비교적 많았다”고 전했다.

입원자는 완만한 감소세

현재 중국에서 입원자 수와 중증 환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감소세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수는 지난 5일 162만5,000명으로 정점에 이른 뒤 연속으로 하락해 12일에는 127만 명으로 집계됐다.

‘중증 입원 환자’ 숫자도 여전히 많긴 하지만 지난 5일 약 12만8,000명이던 것이 계속 줄어들어 12일에는 10만5,000명으로 떨어졌다고 자오 사장은 소개했다. 중증 환자 가운데 심각한 기저 질환 보유자 비율은 92.8%, 기저 질환 없이 코로나19 감염만으로 중증에 이른 사람은 7% 수준이다. 중증 환자 평균 연령은 75.5세이며, 중증 환자 중 89.6%는 60세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국민 대이동 기간인 춘제(중국 설·22일) 연휴를 앞두고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의료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국가중의약국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중증·위중증 병례 치료 방안’ 최신판(제4판)에서 감염자 증세가 중증 진단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65세 이상이고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았으며 △비교적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으면 중증 사례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WHO "환영, 추가 데이터 제공해달라"

WHO는 중국 정부 정보 공개 직후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이날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과 중국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 주임은 내각 중앙행정기관인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보건장관에 해당한다.

또 성(省)별로 시간에 따른 세부 내역을 구분해 보다 상세한 데이터를 제공해 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다고도 덧붙였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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