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었던 지난 10년과 다른 '상시적 위기'의 시대가 됐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돼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며 대외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 방침을 밝혔다.
매년 두 차례 열리는 VCM은 신 회장을 포함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70여 명이 모여 그룹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글로벌 위기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사장단 회의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적인 선도기업의 지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을 창출해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특히 변화, 혁신, 정직과 열정을 언급하며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올해는 재도약을 위해 지난 몇 년간 준비했던 노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롯데'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주력 사업군인 유통 부문의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가, 롯데건설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그룹 전반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을 신성장 테마로 정하고 관련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또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해야 한다"며 핵심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 자원을 집중해 육성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인재, 연구개발(R&D), 디지털전환(DT), 브랜드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과감한 시도를 주문했다. 신 회장은 "위기를 미래 성장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가 투자한 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일진머티리얼즈 등을 사례로 들며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해 대규모 투자임에도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VCM에 앞서 신 회장은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 3주기를 추모하기도 했다. 신 회장을 포함한 사장단들은 이날 오전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 창업주의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으로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