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전력정책 방향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이 12일 확정됐다. 2030년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각각 32.4%, 21.6%로 높이고, 석탄은 19.7%로 낮춘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안에서 원자력 비중은 크게 높아지고, 신재생에너지와 석탄 비율은 낮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36년까지 발전원별 발전량 비중과 설비 확충 목표 등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들어 처음 수립된 전기본이다. 전기본은 앞으로 15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으로 전력 공급·수요 전망과 관리, 발전 설비 확충 방안을 담아 2년에 한 번씩 만든다.
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27.4%였던 원전 비중은 계속 운전과 신한울 3·4호기 준공 등을 반영해 2030년 32.4%까지 늘린다. 지난 정부의 NDC 상향안(원전 23.9%, 신재생 30.2%, 석탄 21.8%)에 비해 원전 비중은 8.5%포인트 가량 높이고 신재생 비중은 8.6%포인트, 석탄은 2.1%포인트 줄였다.
산업부는 10차 전기본이 "특정 분야를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며 에너지 안보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빠르게 늘리는 데 한계가 많은 만큼 원전 확대는 "실현가능성"을 감안한 선택이란 얘기다. 이창양 장관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10차 전기본을 보고하며 "2021년 10월에 만든 NDC가 현실성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나치게 높아서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표안을) 유지하기보다는 현실적 숫자를 제시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이 장관은 "세계적 추세는 신재생 부각과 원전 부활"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두 분야가 전력 공급의 투 트랙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전 정부 목표치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었지만 전체 전력 수요가 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늘린다는 얘기다.
2022년부터 해마다 전력 수요가 1.5%씩 늘어나며 2036년 최대 전력 수요가 118GW로 예상됨에 따라 원전은 올해 신한울 2호기(1.4GW)를 시작으로 각 1.4GW급인 새울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 신한울 3·4호기 등 5기가 2033년까지 가동을 시작하며 7GW 늘어난다. 신재생 설비 용량은 지난해 29.2GW에서 79.1GW가 늘어난 108.3GW로 확대된다. LNG도 노후 석탄발전소를 전환하고, 신규 LNG 발전소가 늘어나면서 23.3GW가 늘어난다. 석탄발전소는 현재 58기에서 동해 1·2호기, 당진 5·6호기 등 28기를 없애며 38.1GW에서 27.1GW로 11GW 줄어든다.
정부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 2036년 원전은 34.6%, 신재생에너지는 30.6%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각 국가 환경마다 다르다"며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