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전자' 꿈꿨던 삼성전자 주가, 1년 만에 25% 빠졌지만 반등 가능성·시기는 안갯속에 빠졌다

입력
2023.01.07 18:00
개미투자자만 600만명, '국민주' 삼성전자
증권사 전망치도 천차만별


"96층에 사람 있어요. 구조대 오긴 오나요?"
삼성전자 개미투자자


한때 '10만 전자'를 넘봤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에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개미투자자만 600만 명. '국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언제쯤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주가는 6일 5만9,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1년 1월 11일 장중 역대 최고점(9만6800원)을 찍었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 내리기 시작해 현재 주가는 가장 높았을 때 대비 약 40% 빠졌다. 지난해 초(1월 11일 종가 7만8,900원)와 비교해도 25% 내렸다.



"반도체 주가는 5개월 이상 선행…바닥일 때 사야"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정보통신(IT) 기기의 수요가 급락하면서 D램 현물 가격이 40%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최고점 대비 40%씩 빠졌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나 급락한 4조3,000억 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증권 업계에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반도체 업종 주가의 특성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 주가는 선행성이 강하다. 당장 실적이 좋아도 앞으로 반도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 오히려 주가가 빠지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는 분기마다 실적 신기록을 세웠음에도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주가는 실적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말까지 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37%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2.09% 오른 8만3,100원으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당장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주가는 선행성이 강해서 업황에 5개월 이상 앞서왔다"며 "올해 (반도체 시장이) 하반기 반등의 여지가 보이면 주가는 연초부터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반등, 지금이 살 때 VS 반등 시기 예측 어려워


문제는 언제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냐는 점이다. 증권사마다 ①이제는 다시 반도체 기업에 주목해야 할 때라는 긍정론이 있는가 하면 ②상승 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KB증권은 5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8만 원으로 7% 높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메모리 재고가 정점에 이르는 시점의 직전 분기부터 주가가 반등했다"며 "2분기 정점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은 주가 반등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가는 메모리 업황 침체기에 대한 우려가 미리 반영된 것으로 봤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깊은 침체가 올해 2분기 중 바닥을 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일하게 수익성 높은 D램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사는 외국계 회사 중 삼성전자 목표가를 가장 높은 수준인 8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에 근접해 있다"면서도 "주가는 바닥권이 맞는데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스러워 주가 상승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겨울론'을 폈던 모건스탠리는 시나리오별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달리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의 침체가 길어지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4만9,000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업황이 빠르게 반등할 경우 9만5,000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안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