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또 거짓 진술? 지목한 땅에서도 시신 발견 안돼

입력
2023.01.05 16:00
경찰, 이기영 주변 여성 6명 DNA 채취해 의뢰
진술 번복한 유기 장소 수색도 성과 없어

동거녀와 택시기사 살해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추가 범행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유전자 정보(DNA) 대조작업을 시작했다. 동거녀 시신 수색작업은 이기영이 말을 바꾼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5일 오전까지 진척이 없다.

경기북부경찰청과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씨가 살던 동거녀의 파주 집에서 발견된 여성 3명의 DNA와 이 집을 오간 여성 6명의 DNA를 비교하는 작업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맡겼다. 여성 6명은 숨진 동거녀와 동거녀의 지인, 또다른 지인, 현재 여자친구, 청소 도우미, 이기영의 모친이다. 경찰은 지난 3일 “이기영 거주지와 차량에서 채취한 혈흔과 모발에서 남성 1명과 여성 3명의 DNA가 확인됐다”는 결과를 국과수로부터 회신 받았다.

경찰은 남성 1명은 지난달 이기영이 살해한 택시기사로 확인했고, 여성 1명은 숨진 동거녀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여성 2명의 DNA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6명은 숨진 동거녀를 제외하면 모두 무사하고 범죄 피해도 없었다”며 “추가 피해자가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신원 대조 과정에서 특이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영의 동거녀 시신 수색작업은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기영은 수사 내내 “차량용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하천변에 유기했다”고 말했다가, 지난 3일 “공릉천 다리 근처에 땅을 파서 매장했다”고 말을 바꿨다. 진술을 바꾼 뒤엔 자신이 직접 공릉천 주변으로 가서 매장지를 지목했다.

경찰은 이기영이 지목한 일대에서 이틀간 굴착기와 수색견 등을 투입해 집중 수색에 나섰지만, 시신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기영이 번복한 진술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 오후부터 수색 범위를 공릉천에서 한강 하구까지 넓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여름 집중 호우가 있었기 때문에 시신 유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색범위를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강도살인 및 살인,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이기영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송치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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