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상범(54) 원주 DB 감독이 시즌 중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하면서 DB와의 6년 동행을 마쳤다.
DB 구단은 5일 "지난해 12월 31일 이 감독이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팬들과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DB는 이번 시즌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11승 18패로 10개 팀 중 9위에 처져 있다.
2017년 4월 DB 사령탑에 선임된 이 감독은 2017~18시즌 하위권 후보로 꼽힌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단신 외국인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 현역 마지막 시즌을 뛴 '전설' 김주성(현 DB 코치)을 중심으로 일으킨 대반란이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서울 SK에 아쉽게 졌지만 이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8~19시즌에는 8위에 그쳤으나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가 합류한 2019~20시즌 팀을 다시 공동 1위에 올려놓고 감독상을 또 수상했다. 이때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하지만 그 이후 두 시즌은 9위, 8위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 감독과 함께 김성철 수석코치도 동반 퇴진하면서 김주성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7일 울산 현대모비스전부터 팀을 지휘한다. 김 코치는 2002년 데뷔 때부터 2018년 은퇴까지 DB 유니폼만 입고 정규리그 우승 5회, 챔프전 우승 3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MVP)을 2차례씩 받았다. 은퇴 후 미국에서 연수를 받고 2019년부터 DB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