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 기상으로 DMZ 철통방어

입력
2023.01.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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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북한군의 무인기 도발로 서울과 수도권 영공 방어에 허점이 노출됐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됐고 우리 군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의 분위기는 여전히 엄중하다.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는 칼바람 속에서도 영토방위를 위해 묵묵히 경계근무에 나서는 장병들을 보노라면 그나마 위안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지난달 23일 경기 연천군에서 만난 육군 제5보병사단 독수리여단 GOP 부대 장병들은 휘황찬란한 도시의 불빛이 아닌 DMZ 경계를 위해 대낮같이 밝힌 경계등 아래에서 근무에 나섰다. 보온에 만반의 채비를 하고 나선 근무였지만 밤새 기온은 뚝 떨어졌다. 수은주는 영하 19도를 가리키고, 북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기대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병사들은 초롱초롱한 눈빛과 날렵한 몸을 움직여 신속하게 근무에 나섰다.

이날은 검은 토끼해를 앞두고 특별히 부대 내 토끼띠 장병들이 철책선 근무에 나섰다. 이들은 DMZ 지역에서 장시간 동안 완전 경계 작전 성공을 위해 철책선을 정밀 점검하는 등 자신들의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해낸 뒤 무사히 초소로 귀환했다. 근무를 마친 장병들은 “계묘년(癸卯年) 새해에도 검은 토끼의 기상으로 서부 최전선에서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편안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철통 같은 임무 수행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새해 인사를 대신했다. 연천=왕태석 선임기자


왕태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