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흥행하게 만드는 요소는 다양하다. 좋은 연출과 분명한 메시지, 여기에 캐릭터와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호연 등이 있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이러한 요소를 갖췄고 시청률 8~10%대에 이르는 성과를 얻었다. 다만 대진운이 좋았더라면 더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지난 30일 SBS '소방서 옆 경찰서'가 시즌1을 마무리 지었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재난, 사고, 범죄 발생 시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인 경찰과 소방의 뜨거운 공동 대응 현장일지를 담은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연쇄 방화범의 테러가 전파를 탔다. 화재 현장에서 선두에 섰던 봉도진(손호준)은 연쇄 방화범의 시그널을 눈치챘지만 다른 대원들은 지나친 추측이라고 막아섰다. 특히 길고양이 사망사건의 증거가 나오지 않자 봉도진은 급기야 진호개(김래원)을 찾아갔다. 사직서를 내고 산 속에 있던 진호개는 봉도진의 강한 설득과 회유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의도적인 방화사건이라는 것을 입증해 내지 못했던 봉도진과 달리 진호개는 발 빠르게 증거를 모았다. 국과수 감식 결과 길고양이와 카스테라, 빌라 화재에서 인화 물질 톨루엔이 검출됐고 연쇄 방화범의 흔적을 찾아냈다. 특정 용의자가 있는 곳으로 모두가 모였고 봉도진과 진호개가 함께 타오르고 있는 주차타워에 진입했다. 그 순간 건물이 폭발했고 두 사람은 자취를 감추면서 이번 시즌의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작품은 3년 전부터 광범위한 취재와 자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실제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들도 있었다. 크게는 길고양이 살해 사건부터 작게는 소방대원들이 구석진 곳에서 컵라면을 먹는 장면까지, 실제처럼 느껴지는 사실성이 이 작품의 무기였다. '소방서 옆 경찰서'는 사건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이들의 이야기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현장감과 생동감을 부각시켜야 했고 연출진의 고충 덕분에 완성도 높은 장면이 펼쳐졌다.
'소방서 옆 경찰서'가 말하고자 하는 '생명의 중요성'은 매 에피소드마다 강조됐다. 이는 제작진이 치밀한 구성 속 놓치지 않았던 연출 의도다. 범인을 쫓는 경찰과 화재를 진압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진부함이 아닌 범죄 시리즈물처럼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인물들의 서사와 밀도 있는 긴장감 덕분이다. 각 배우들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를 해냈다. 김래원 손호준 공승연 강기둥 등 캐릭터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다만 이처럼 잘 만든 작품이 마지막 회에 이르러서야 시청률 10%를 넘긴 이유는 단순히 대진운 때문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소방서 옆 경찰서'는 JTBC '재벌집 막내아들'보다 3회 먼저 출발, 당시 9%까지 올랐다. 그러나 '재벌집 막내아들'이 시작된 후 7%로 하락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결방된 날에만 다시 9.4%로 올라섰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종영된 후에야 10%를 기록했다. '소방서 옆 경찰서'가 갖고 있는 고유의 재미가 있었지만 신드롬에 가까웠던 '재벌집 막내아들'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일었다.
자연스럽게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경찰과 소방의 공동대응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만큼 신선한 소재이기 때문에 더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는 예측이다. 김래원과 손호준의 얽히고설킨 공조는 보는 재미를 높였고 마지막 회에서 이들이 같은 목표로 움직이는 케미스트리도 짜릿했다. 그렇기 때문에 극 말미 이들의 행방에 대한 호기심이 모였고 시즌2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