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별세...향년 81세

입력
2022.12.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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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스타일 아이콘인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비비안 웨스트우드 패션하우스는 이날 "고인은 런던의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은 "언론은 그녀에게 '펑크의 대제사장' '극단의 여왕'이었다"며 "패션계에서 그녀는 죽을 때까지 업계의 경계를 허물고 활력을 불어넣은 사랑받는 캐릭터였다"고 전했다.

더비셔 출신의 웨스트우드는 디자이너가 되기 전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그러다 1970년대 초 말콤 맥라렌과 함께 첼시의 킹스로드에 의류 매장 '렛 잇 록(Let It Rock)'을 열면서 디자이너로서 펑크 스타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록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의상을 디자인하며 패션계 저항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또한 고인은 기후변화 등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패션쇼에서 적극 알리는 확고한 활동가로도 유명했다.

패션계와 연예계, 정치계 등은 웨스트우드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미국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신이 먼저 했다. 항상. 화려하고 의미 있는 물질로 놀라운 스타일을"이라며 "당신은 놀라움과 충격에 실패한 적이 없다. 당신, 당신의 남편 안드레아스와 함께할 수 있었던 순간에 감사드린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걸그룹 스파이스걸스 출신의 빅토리아 베컴도 "전설적인 디자이너이자 운동가인 웨스트우드의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슬프다. 내 생각은 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시간에 그녀의 가족과 함께 있다"고 전했다.

1980년대 초 웨스트우드를 처음 만난 가수 보이 조지는 고인을 향해 "훌륭하고 영감을 줬다. 그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영국 패션의 여왕"이라고 평했다. 고인의 작품 중 일부를 소장하고 있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은 웨스트우드를 "패션계에서 진정으로 혁명적이고 반항적인 포스를 지녔다"고 묘사했다.

정치계도 추모에 나섰다. 미셸 도넬런 문화부 장관은 "슬픈 날, 웨스트우드는 영국 패션계에서 우뚝 솟은 인물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그녀의 펑크 스타일은 1970년대에 규칙서를 다시 썼고 그녀가 평생 동안 자신의 가치에 충실한 방법에 대해 널리 존경받았다"고 했다. 녹색당의 공동대표인 캐롤라인 루카스도 "(고인은) 전설이자 엄청난 영감을 주며, 훌륭하게 창의적이며 사람과 지구를 위해 항상 헌신적인 활동가"였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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