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규모 세계 3위인 일본이 경제 대국 지위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인구구조와 세계 1위인 국가 부채 비율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연재물 ‘글로벌 경제학 트렌드’는 25일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이 최근 발간한 장기 경제 전망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망했다.
JP모건이 주요 50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장기 전략 보고서는 앞으로 10년간 일본의 연평균 성장률이 50개국 중 최저인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일본은 1990년 이후 대부분의 성장 펀더멘털(경제 성장의 기본 요건)이 약해지고 있다"며 "성장을 유지할 여력이 있긴 하지만, 성장동력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2075년까지 내다본 장기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제 규모가 현재 세계 3위에서 2030년 4위, 2040년 5위, 2050년 6위 등으로 계속 하락해 2075년엔 12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2075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인도, 미국 등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더 이상 ‘경제대국’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선 2060년대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며 보다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인도는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고 일본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요인은 두 나라의 인구구조와 공적 채무다. 인도 인구는 내년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면서 2040년까지 세계 생산가능 연령 인구의 20%를 인도가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일본은 전체 인구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세계 1위인 일본의 정부 부채 비율도 문제로 지목됐다. 정부 부채 급증은 민간 소비와 공공 소비 모두에 악영향을 미쳐 성장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의 GDP 대비 평균 정부 부채 비율은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2020년 123.2%를 찍었다가 재정건전성 회복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17.9%로 조정됐다. 반면 일본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해 GDP 대비 263%였고, 올해도 경제 부양 명분의 적자 국채 발행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