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듀오폴리'... 광고시장 구글·메타 천하 '끝'

입력
2022.12.21 17:05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올 광고 시장 전망
두 업체 점유율, 8년 만 처음 절반 안 될 듯
숏폼 부상에 틱톡, 2년 뒤 5위 오를 전망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의 듀오폴리(복점·두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가 마침내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20일(현지시간) 구글과 메타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48.4%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두 업체 합산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는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검색과 동영상 유통(유튜브) 최강자인 구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란 두 거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거느린 메타는 오랜 기간 미 온라인 광고 매출을 양분해 왔다. 구글과 메타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건 2017년으로, 54.7%(구글 34.7%·메타 20%)에 달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이용자들이 검색에 구글이나 유튜브 대신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쇼핑 플랫폼 아마존을 이용하면서 이 시장 부동의 1위 구글의 아성에 균열이 생겼다. 메타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맞춤형 광고가 불가능해졌고, 경쟁 SNS 틱톡까지 급부상하며 올해 2012년 상장 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쳤다. 그 결과 올해 미국 전체 온라인 광고 수익에서 두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대로 떨어질 것이란 게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의 전망이다.

구글과 메타가 점유율을 서서히 잃는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연간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300억 달러(약 38조6,100억 원)를 넘어섰고, 2024년이면 전체 시장에서 12.7%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뒤 17.9%의 점유율이 예상되는 메타를 추격하는 셈이다. 이는 판매자들이 다른 데서 광고하는 대신 아마존 플랫폼 내 광고에 더 많은 돈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그간 다양한 온라인 광고 상품 개발에 공을 들여 왔고, 최근에는 사진이나 글 대신 짧은 동영상으로 상품 설명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인스파이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틱톡의 경우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것에 비하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아직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틱톡은 2024년엔 광고로 86억 달러(11조680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5위"라고 했다. 숏폼 콘텐츠가 10대 중심의 유행을 넘어 전 세대가 공유하는 대세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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