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트롤리', 묵직한 무게감의 묘미

입력
2022.12.20 21:29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트롤리'
정의로운 국회의원 박희순과 김현주의 호연이 관전 포인트

'트롤리'가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를 선보였다. 겉으로 완벽해보이는 한 부부의 딸은 실종됐고 아들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미스터리물 평일극에 모인 호기심이 크다.

지난 19일 SBS '트롤리'가 베일을 벗었다. 작품은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다. '스토브리그' '사의 찬미' '홍천기'에 참여한 김문교 감독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집필한 류보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3선 국회의원 남중도(박희순)은 아내 김혜주(김현주)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욕심 없고 정의감 넘치는 모습에 남중도 인기가 크게 상승했지만 김혜주는 내조에 집중했다. 이때 논문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을 반대한 김혜주와 딸 윤서는 크게 다퉜다. 이에 분노한 윤서는 밤에 몰래 가출했고 행방이 사라졌다. 결국 경찰이 나섰지만 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남중도와 전처의 아들이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따로 살던 아들의 소지품에서 마약이 발견되면서 큰 파장이 예고됐다. 경찰은 지훈의 사인으로 만취 혹은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실족에 따른 익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방송 말미 한 여자가 부부의 집으로 찾아왔다. 김수빈(정수빈)은 자신이 지훈의 아이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김혜주는 큰 충격에 빠졌다.

트롤리 딜레마 빠지는 인물들

최근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템포의 이야기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트롤리'의 등장은 꽤 신선하다. 갑자기 찾아온 비극과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인물들을 조금씩 잠식시키는 과정이 어떻게 펼쳐질까. 제목의 '트롤리'란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반드시 한 가지를 선택해야만 하는 '트롤리 딜레마' 속 기찻길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의미처럼 작품은 정답이 없는 선택지 앞에 혼란과 갈등을 겪는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고 밀도 있게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박희순, 여전히 노련한 연기

전성기를 맞이한 박희순의 새로운 얼굴도 새롭다. 박희순은 극중 3선 출마를 앞둔 국회의원이자 김혜주의 남편 남중도로 분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도, 사랑하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노력하는 인물이다. '마이네임' '모범가족' 등 다양한 장르물을 통해 전성기를 맞이한 박희순의 차기작인 만큼 기대감도 컸다. 여기에 박희순은 특유의 정제된 연기와 표현력으로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다소 평면적으로 보이는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박희순을 만나 다양한 변주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책 수선가이자 국회의원 남중도의 아내 김혜주를 맡은 김현주의 호연도 작품을 보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트롤리', 잡음 지울까

작품이 아직 세상에 나오기 전 출연 배우의 논란이 크게 불거지면서 급기야 교체까지 해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김수빈 역할을 맡은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작품에 하차해야 했던 것이다. 날벼락을 맞은 '트롤리'는 빠르게 대체 배우를 영입하고 재촬영에 들어갔다. 여전히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고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롤리'의 새로운 얼굴이 시청자들의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시청률은 전국 4.6% 수도권 4.7%로 집계됐다. 최고 시청률은 6.8%까지 치솟았다. 전작 '치얼업' 마지막 회는 2.2%로 기록된 바 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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