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건너던 노인을 고의로 차로 치어 숨지게 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탄 40대 여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정성민)는 살인과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전북 군산시에서 2020년 9월 11일 오후 2시 20분쯤 차를 타고 가던 중 고의로 B(76)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보험사로부터 형사보상금, 변호사 선임비 등 1억 7,600여만 원을 타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길을 건너던 B씨를 발견하고도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반 만에 숨졌다.
A씨는 이 사고 외에도 지난해 5월 21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의 발을 차 앞바퀴로 밟는 등 차를 이용한 보험 사기 행각을 벌여 1,300여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운전자보험 특성상 운전 중 피해자를 다치거나 숨지게 하더라도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 일부러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그는 2018년부터 범행 이전까지 9개의 운전자보험에 가입했으며, 2020년까지 총 22건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앞을 보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당시 음료수병을 차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하더라도 잠시 차량을 정차하거나 감속하는 게 정상인데도, 전혀 감속하지 않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면서 "피고인은 유족과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고령의 피해자를 골라 범행하고도 시종일관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